베네수·오바마케어 '반란표' 줄줄이…"트럼프 당 통제력 누수"
하원 17명 이탈해 오바마케어 연장법 가결…상원 5명은 베네수 추가 군사개입 제동
'마가 여전사' 그린 의원, 트럼프와 결별 후 사임…중간선거 앞 공화당 내분 심화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미국 집권 공화당이 심각한 내분에 휩싸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다간 탄핵 되겠다"는 경고도 먹히지 않았다.
8일(현지시간) 하원에서는 오바마케어(ACA·건강보험개혁법) 연장안이 민주당의 찬성과 공화당 의원 17명의 이탈표로 가결됐다.
같은 날 상원에서는 대통령의 베네수엘라 추가 군사작전 권한을 제약하는 결의안을 상원 본회의에 상정하는 안건이 민주당 의원들에 동조한 공화당 의원 5명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 등 당 지도부의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공화당 이탈표를 막지 못했다.
표결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이탈표를 행사한 공화당 상원의원들을 향해 "미국을 수호할 권한을 뺏으려 한다"며 "다시는 선출돼선 안 된다"고 일갈했다.
균열 조짐은 지난해 11월부터 본격화됐다. 미성년자 성 착취 범죄자인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파일 공개 의무화 법안이 공화당 의원들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된 것이 대표적이다.
토머스 매시 하원의원(공화·켄터키)은 "트럼프 대통령은 더 이상 지지 기반을 통제하지 못한다"며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이후 트럼프가 요구했던 인디애나주 선거구 재획정 시도가 공화당 주의원들의 반대로 무산되는 등 트럼프 대통령의 의사가 당내에서 관철되지 못하는 사례가 잇따랐다.
당내 분열의 정점은 '마가(MAGA) 여전사'로 불리던 마저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공화·조지아)의 사임이었다.
한때 트럼프의 열렬한 지지자였던 그린은 엡스타일 파일 공개와 외교 정책 등을 놓고 대통령과 충돌한 끝에 '배신자'로 낙인찍혔다.
결국 그린은 지난 5일 의원직을 내려놓으며 "충성은 쌍방향이어야 한다"는 말을 남겼고, 그의 퇴장은 트럼프의 리더십에 대한 마가 진영 일각의 상징적인 불신임으로 해석됐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직접 단속에 나섰다. 그는 6일 케네디센터에서 열린 공화당 하원의원 비공개 행사에서 "중간선거에서 이기지 못하면 나는 탄핵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면 어떤 이유를 만들어서라도 탄핵을 추진할 것이라며 당의 단결을 강하게 호소한 것이다. 하지만 더그 라말파 하원의원(공화·캘리포니아)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민주당과의 격차는 5석(218석 대 213석)으로 더욱 좁아졌다.
역사적으로 현직 대통령의 소속 정당이 중간선거에서 패배하는 경우가 잦았던 데다, 최근 트럼프 지지율이 최저치인 38%까지 떨어진 상태다. 여기에 고물가와 경제난에 대한 불만까지 겹치면서 위기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화당 영향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이날의 의회 표결에 대해 "공화당 일부가 트럼프에 상당한 패배를 안겼다"며 "철권과도 같았던 트럼프의 의회 통제력이 약해졌음을 보여주는 일련의 질책"이라고 해석했다.
이날 상원에서 베네수엘라 관련 안건에 반란표를 던진 토드 영 상원의원(공화당·인디애나)은 "향후 베네수엘라에 대한 모든 미군 투입은 의회 토론과 승인의 대상이어야 한다"며 "트럼프는 전쟁을 끝내겠다고 선거운동을 했고 나는 그 입장을 강력하게 지지한다"고 말했다.
pasta@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