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그린란드 야욕' 현실로…유럽 반발 속 덴마크와 내주 담판

백악관 "군사력 사용도 옵션"…유럽 "영토 사고팔던 시대 지났다" 비난
덴마크 총리 "나토 동맹 공격시 기구 종말"…대서양동맹 균열 심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맏아들 트럼프 주니어가 지난해 그린란드 누크를 방문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감행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유럽의 강한 반발 속에서도 이번엔 덴마크령 그린란드 확보를 위한 실질적인 행동에 나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7일(현지시간) 워싱턴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린란드 매입은 처음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였다"며 "다음 주에 그들(덴마크)을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덴마크와 그린란드 측의 긴급 회담 요청으로 성사된 이번 만남은 미국의 노골적인 영토 매입 압박에 대한 정면 대응 성격이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백악관 정례브리핑에서 '그린란드 매입' 질문에 "대통령과 그의 국가안보팀에서 활발히 논의하고 있다"고 확인하고, '군사력 배제 여부' 질문에 "대통령 앞에는 항상 모든 선택지가 테이블 위에 있다"고 말했다.

군사력 행사까지 불사하겠다는 미국의 방침에 유럽 전체가 반발하는 가운데, 이번 회담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의 향방을 가를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회담에는 루비오 장관과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 덴마크 외무장관, 비비안 모츠펠트 그린란드 자치정부 외무장관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덴마크는 이번 회담에서 훨씬 더 단호하고 직접적인 방식으로 그린란드 판매 불가 입장을 관철할 전망이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덴마크의 한 관리는 "사흘 전부터 위기에 처해 있다"며 "기존의 점잖은 설득 방식이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CNN에 따르면 그린란드와 덴마크 측은 광물 자원에 대한 미국의 상업적 접근을 허용하고, 미국이 원한다면 언제든 국방 협력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대안을 제시하려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가 지난해 2월 그린란드와 신뢰와 협력 구축을 위해 누크에 도착해 옌스-프레데릭 닐센 신임 총리와 만나고 있다. 2025.04.03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안보 협력을 넘어 영토 주권 자체를 원한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이미 미국은 그린란드에서 피투픽 우주기지를 운용하고 있으며 1951년 덴마크와의 방위 협정을 통해 그린란드 전역에 대한 군사 접근권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토 회원국인 미국의 이번 행보는 동맹국을 상대로 군사적 위협까지 가하며 영토를 압박한다는 점에서 나토 동맹 전체를 시험대에 올리고 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베네수엘라 군사작전을 계기로 유럽의 경계심은 극도로 높아진 상태다.

안토니우 코스타 유럽의회 상임의장은 이날 키프로스의 유럽연합(EU) 의장국 취임식에서 "그린란드는 그린란드 주민의 것"이라며 "EU는 국제법 위반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같은 날 프랑스·독일·폴란드는 파리에서 외무장관 회의를 열고 공동 대응을 논의했다. 장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은 "EU는 우리 주권 경계를 침해하려는 어떤 국가의 시도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린란드는 판매나 강탈의 대상이 아니다. 영토를 사고팔던 시대는 지났다"고 지적했다.

전날 프랑스·영국·독일·이탈리아·폴란드·스페인 등 유럽 주요 7개국은 공동성명을 내고 "북극 안보는 유엔 헌장의 원칙, 특히 주권·영토보전·국경불가침을 존중하면서 나토 동맹국과 집단으로 달성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미국이 나토 동맹국을 군사적으로 공격한다면 나토는 끝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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