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회폭동 5주년 백악관의 '역사 뒤집기'…"평화로운 애국시위대"

웹사이트에 '1·6 사태' 별도 페이지 개설…부정선거 음모론 재차 공식화
시위대 폭력엔 '의회 경찰' 탓…美언론 "어처구니없는 역사 왜곡"

6일(현지시간) 백악관 공식 웹사이트에 개설된 '2021년 1월 6일' 페이지에서 백악관은 낸시 펠로시 당시 하원의장 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치적 반대자들을 겨냥한 듯한 대문 사진을 걸고 미 국회의사당 난입 사태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지지자들을 옹호하는 주장을 펼쳤다. (출처=백악관 공식 웹사이트)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2021년 미 국회의사당 난입 사태 5주년을 맞는 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당시 국회의사당을 점거한 폭도들이 "평화로운 애국 시위대"였다며 현실과 거리가 먼 주장을 펼쳤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백악관은 이날 공식 웹사이트에 의사당 난입 사태의 전말을 설명하는 별도의 페이지를 개설해 "트럼프 대통령이 역사적인 잘못을 바로잡았다. 부당하게 처벌받았던 미국인들을 석방하고 법에 따라 공정성을 회복했다"고 옹호했다.

웹페이지에서 백악관은 2기 취임 첫날 트럼프 대통령이 시위대 약 1600명을 사면한 사실을 언급하며 미국 민주당이 "무장 반란이나 정부 전복 의도에 대한 증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평화로운 애국 시위자들을 '반란자'(insurrectionists)로 낙인찍었다"고 주장했다.

백악관은 민주당이 "부정선거로 얼룩진 선거 결과를 승인하고 연방기관을 동원해 반대파를 색출하는 등 진정한 반란을 자행했다"며 "죄 없는 미국인들을 박해"하기 위해 1월 6일에 대한 "가스라이팅 서사"를 만들고 있다고 비난했다.

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위대가 워싱턴 의사당에 난입을 하며 경찰과 충돌을 하고 있다. 2021.01.06.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2021년 1월 6일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 수천 명은 오후 1시 워싱턴DC에서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인준하는 상·하원 합동회의가 열리는 국회의사당을 습격했다. 진압 과정에서 시위대 4명, 경찰관 1명이 숨지고 경찰관 140명이 다쳤다.

부정선거를 주장하던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12월 19일 트위터에서 "1월 6일 워싱턴 DC에서 대규모 시위가 열린다"며 "꼭 와라, 아주 거칠 거야"(Be There. Will Be Wild!)라는 게시물로 시위대를 결집했다. 그가 불러 모은 시위대 중에서는 소셜미디어에 돌격소총 사진을 올리며 의사당을 점령해 대선 결과를 뒤집겠다는 극단주의자들이 있었다.

이날 백악관이 공개한 타임라인에서는 2021년 1월 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0년 대선에 대한 "평화롭고 역사적인 시위"를 위해 지지자들을 워싱턴 DC로 초대했다고 적혀 있었다.

백악관은 군중들이 부정선거 결과에 항의하기 위해 평화롭게 행진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의사당 경찰이 평화로운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 섬광탄, 고무탄을 무차별적으로 발사해 많은 사람을 다치게 하고 의도적으로 긴장을 고조시켰다"며 "평화로운 시위를 혼란으로 바꿔놓았다"고 책임을 돌렸다. 또 "경찰관 사망자는 단 한 명도 없다"라고 주장했다.

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위대가 워싱턴 의회에 난입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백악관은 사태 이후 의회가 그날 밤늦게 다시 소집돼 "도둑맞은 선거가 인증됐다"며 부정선거 음모론을 또다시 설파했다. 그러면서 마이크 펜스 당시 부통령을 향해 "미국 헌법에 따라 논란이 있는 선거인단 명부를 주 의회로 돌려보내 검토와 인준 취소를 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비겁하고 파괴적이게도 그 권한을 행사하지 않기로 선택했다"고 지적했다.

이후 '1월 6일 조사특별위원회'를 구성한 낸시 펠로시 당시 하원의장을 두고는 "3년이 넘는 기간 동안 납세자들의 세금 약 2000만 달러를 들여 트럼프 대통령과 지지자들을 악마화하는 선전 쇼를 펼쳤다"고 주장했다.

NYT는 웹페이지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1월 6일 폭동의 역사를 왜곡하고 자신의 책임을 면제하려는 가장 노골적인 시도"라며 "현실을 완전히 뒤집는 어처구니없는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