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3일 날짜까지 같아…마두로 체포, 36년전 '노리에가 압송' 재연
마약 혐의·부정선거 명분 내세워 중남미 국가수반 축출
美법원, 파나마 독재자에 '40년형' 선고…면책특권도 불인정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미군 특수부대가 3일(현지시간)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수도 카라카스에서 체포해 미국으로 압송한 초유의 사태는 정확히 36년 전 벌어진 파나마 독재자 마누엘 노리에가의 압송 사건과 판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두 사건 모두 미국이 중남미에서 현직 국가원수를 무력으로 붙잡아 자국 법정에 세운 사례다. 공교롭게도 노리에가 압송 사건이 벌어진 날짜(1990년 1월 3일)까지 1월 3일로 같다.
미국 정부가 내세운 '마약과의 전쟁' 명분도 당시와 똑같다. 미국은 파나마 실권자였던 노리에가를 마약 밀매 혐의로 기소하며 그를 국가원수가 아닌 범죄 피의자로 규정해 외교적 면책특권 논란을 피해 갔다.
두 사건의 배경에는 공통으로 '부정선거' 문제도 자리 잡고 있다. 노리에가는 1989년 대선에서 야당이 승리하자 선거 무효를 선언하며 정통성에 큰 타격을 입었다.
마찬가지로 마두로 또한 2024년 대선에서 승리했다고 발표했으나 국제사회는 이를 광범위한 부정이 저질러진 선거로 규정하며 그의 정통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미국은 두 지도자의 정치적 입지가 흔들리는 틈을 파고들어 군사작전의 정당성을 확보했다.
국제사회는 36년 전에도 주권 국가에 대한 명백한 침략 행위이자 국제법 위반이라고 미국을 강력 비판했다. 유엔총회는 미국을 국제법 위반으로 규탄하는 결의안을 채택했지만, 미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거부권을 행사해 제재를 피했다.
이번 마두로 체포를 놓고도 국제법 학자들은 '국제분쟁 해결 시 모든 회원국이 무력을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는 내용의 유엔헌장 제2조 4항을 어겼다고 보고 있다.
지나이다 밀러 노스이스턴대 국제관계학 교수는 "이번 일은 무력 분쟁이 아니었으며, 국제법은 매우 명확하다. 한 국가가 다른 국가의 지도자를 합법적으로 전복할 수 없으며 자국 법원에서 그를 재판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이런 국제법 위반 논란에도 마두로가 미국 법정에서 재판받는 데에는 법적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미국 법원은 피고인을 불법적으로 체포했더라도 법정에 세우기만 하면 재판을 진행할 수 있다는 '커-프리스비 독트린'을 따르기 때문이다.
실제로 노리에가 역시 이 원칙에 따라 미국 법원에서 40년 형을 선고받고 미국에서 17년간 복역한 뒤 다시 프랑스와 파나마를 옮겨가며 복역하다 2017년 감옥에서 사망했다.
파나마에서는 노리에가 실각 후 기예르모 엔다라가 미군의 지원을 받아 새 대통령으로 취임했지만, 베네수엘라의 미래 지도자는 아직 불투명하다. 차기 대통령 후보자로는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와 2024년 대선 후보였던 에드문도 곤살레스 우루티아가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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