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케네디센터 명칭 변경 후 예술계 반발 확산…재즈·무용 공연 줄취소

리처드 그레넬 "공연 취소 아티스트는 극좌 정치 활동가"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존 F. 케네디 공연예술센터 외벽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이 추가되고 있다. 2025.12.19. ⓒ 로이터=뉴스1 ⓒ News1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미국 워싱턴의 대표 문화시설인 존 F. 케네디 공연예술센터(케네디 센터)의 명칭이 '트럼프-케네디 센터'로 바뀐 후 공연들이 연이어 취소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와 AFP 통신에 따르면, 재즈그룹 더 쿠커스는 29일(현지시간) 두 차례의 새해 전야 공연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더 쿠커스는 성명을 통해 재즈는 사상의 자유, 표현의 자유, 온전한 인간의 목소리에서 태어났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취소 사유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더 쿠커스의 드러머인 빌리 하트는 NYT에 센터 명치 변경이 (공연 취소)에 분명히 영향을 미쳤으며 보복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 쿠커스 외에 뉴욕의 무용단인 더그 바론 앤드 댄서스도 창단 40주년을 맞아 내년 4월에 예정되어 있던 두 차례의 공연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무용단의 더그 바론 대표는 공연 취소로 4만 달러의 손실을 보게 될 것이라면서도 재정적으로는 타격이 크지만 도덕적으로는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연례행사였던 유명 크리스마스 이브 재즈 공연이 취소됐으며, 미국 앨라배마 출신의 포크 가수 크리스티 리도 내년 1월 14일 무료 콘서트 취소를 발표했다.

크리스티 리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나는 공연으로 생계를 유지하기에 공연 취소는 뼈아픈 일"이라면서도 "하지만 자신의 진정성을 잃는 것은 어떤 출연료보다 더 큰 대가를 치러야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리처드 그레넬 케네디 센터 회장은 성명을 통해 공연을 취소한 아티스트들을 극좌 정치 활동가로 이들은 이전 지도부에서 섭외한 인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예술을 지지하기 위해 예술을 보이콧하는 행태는 일종의 망상 증후군이라고 지적했다.

케네디 센터 이사회는 지난 18일 케네디 센터를 트럼프-케네디센터로 명칭을 변경하기로 결정했다. 직후 케네디 센터는 웹사이트를 개편했고, 다음 날엔 건물 외벽에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이 새겨진 새로운 간판을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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