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 그린 의원 "트럼프 '엡스타인 파일 공개시 친구들 다쳐' 말해"
'트럼프 미운털' 공화 하원의원 "마러라고 성적 대상화에 지쳐"
"트럼프에게 '절대 사과 말라' 훈련받아…그런 행동 지지 안해"
-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내년 1월 5일 퇴임을 앞둔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의 핵심 인물 마저리 테일러 그린(공화·조지아) 하원의원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작심 폭로'를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 수사 기록이 공개될 시 "내 친구들이 다칠 것"이라고 말했고, 그의 별장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여성들에 대한 성적 대상화가 일상적으로 자행됐다는 것이다.
2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더힐(TheHill)에 따르면, 그린은 이달 초 진행한 NYT와의 심층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치적 결별에 이르게 된 경위를 털어놓았다.
그린은 한때 트럼프 대통령의 열성적인 지지자였으나 엡스타인 파일 공개 문제를 두고 그와 본격적으로 갈등을 빚어 왔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을 '배신자'라고 부르며 지지를 철회하겠다고 하자, 그린은 내년 1월 5일로 직을 내려놓겠다고 발표했다.
그린은 엡스타인 피해자들을 학대한 남성들의 신원을 공개하겠다는 기자회견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건 전화를 받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고함은 스피커폰을 통해 의회 사무실 전체에 퍼져 나갔다. 그린은 "트럼프 대통령은 '내 친구들이 다칠 것이다'라고 말했다"며 "피해자들을 백악관 집무실에 초대하라는 말에는 '그들은 그런 영광을 누릴 자격이 없다'고 화를 냈다"고 전했다.
그린은 마가 진영에 대해서도 "많은 지지자에게 트럼프는 구세주이자 신과 같은 존재"라며 염증을 드러냈다.
특히 마러라고 리조트의 향락적인 분위기를 문제 삼았다. 그린은 "마러라고에서 여성들이 성적 대상화되는 것을 절대 좋아하지 않았다"며 "여성 지도자들이 자신을 어떻게 드러내는지가 젊은 여성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제겐 두 딸이 있는데, 그런 여성들이 입술을 부풀리고 가슴을 확대하는 모습이 항상 불편했다"며 "공개적으로 이야기한 적은 없지만, 이제는 이야기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린은 "우리 진영은 트럼프로부터 절대 사과하지 말고, 잘못을 인정하지 않도록 훈련받아 왔다"며 "어떤 경우에도 적들을 계속 두들겨 패라는 것인데, 기독교인으로서 그런 행동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린은 엡스타인 파일 공개를 지지한 것 외에도 지난 6월 이란 핵시설 공습에도 반대했고, H-1B 취업 비자 단계적 폐지를 추진하는 법안을 지지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과 노선과 엇갈리는 행보를 보였다.
또 가자 지구에서 이스라엘군의 행동을 '집단 학살'(genocide)이라고 규정했고,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 기간에는 '오바 마케어'(ACA·건강보험개혁법) 문제에 대응하지 않은 공화당 지도부를 비판하기도 했다.
데이비스 잉글 백악관 대변인은 그린의 인터뷰 내용에 대해 "그린은 임기 도중 유권자들을 버리고 중대한 싸움을 외면하고 있다"며 "그의 사소한 분노에 쓸 시간이 없다"는 입장만을 밝혔다.
mau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