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동부 '눈폭탄', 서부 '물폭탄'…1500편 항공기 무더기 결항
뉴욕, 4년 만의 기록적 대설 예보에 ‘비상사태’
‘대기천’ 덮친 캘리포니아는 홍수 비상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동부는 4년 만의 기록적 폭설이, 서부는 기록적 폭우이 쏟아지며 연말 연휴 시즌을 맞아 미국의 항공 교통이 대혼란에 휩싸였다.
크리스마스 연휴 다음날 26일(현지시간) 미국 최대 도시 뉴욕에 최대 10인치(약 25cm)에 달하는 폭설 경보가 내려졌다. 이번 눈은 2021년 이후 뉴욕에서 관측되는 가장 많은 양으로, 캐나다에서 남하한 북극 한기가 북동부 지역을 강타하면서 발생했다.
에릭 아담스 뉴욕시장은 즉각 겨울폭풍 경보를 발령하고 시 전역에 제설차를 배치하는 등 긴급 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기상 악화로 인해 미국판 '귀경길' 항공 교통은 사실상 마비됐다.
항공편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에 따르면 이날 미국 전역에서 약 1500편의 항공기가 결항되었으며, 지연된 항공편은 6000편에 육박했다. 특히 뉴욕의 3대 공항인 존 F. 케네디, 라과디아, 뉴어크 리버티 공항에서만 850편 이상의 운항이 취소되어 여행객들의 발이 묶였다.
동부 지역이 폭설과 싸우는 동안 서부 캘리포니아는 이른바 ‘대기천(Atmospheric River)’ 현상으로 인한 기록적인 폭우에 시달렸다.
약 3000만 명의 주민에게 홍수 주의보가 내려졌으며, 활주로가 침수된 산타바바라 공항은 한때 운영이 전면 중단되기도 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는 돌발 홍수 위험으로 인해 웨이모의 로보택시 운행이 일시 중단되는 등 첨단 교통 인프라까지 기상 재해의 영향을 받았다.
미 국립기상청은 북동부 폭설이 그친 뒤에도 주말 내내 영하권의 강력한 한파가 지속될 것으로 예보했다.
도로 위에 내린 눈이 얼어붙으면서 빙판길 사고 위험이 매우 높아진 상태이며, 일요일 28일 밤에는 또 다른 북극발 전선이 예고되어 있어 항공 대란은 주 초반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당국은 여행객들에게 항공사 공지 사항을 수시로 확인하고 가급적 이동을 자제할 것을 강력히 권고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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