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추론 기술 확보"…엔비디아, 비독점 계약으로 그록 인재·기술 흡수

(서울=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 인공지능(AI) 추론 기술을 보유한 칩 스타트업 '그록(Groq)'이 24일(현지시간) 블로그 게시물을 통해, 엔비디아가 자사 기술을 라이선스하고 최고경영자(CEO)를 영입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계약은 최근 몇 년간 세계 최대 기술 기업들이 유망 스타트업의 기술과 인재를 확보하면서도 정식으로 인수는 하지 않는 관행을 따르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엔비디아는 그록의 기술에 대해 비독점(non-exclusive) 라이선스를 받기로 합의했다. 비독점 라이선스 계약은 한쪽이 다른 당사자에 독점권을 주지 않는 계약으로, 그록은 여전히 다른 회사에도 같은 기술을 라이선스할 수 있다.

또한 그록의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로, 구글 AI 칩 프로그램을 시작한 베테랑 조나단 로스와 그록의 사장 서니 마드라, 엔지니어링 팀 일부는 엔비디아에 합류할 예정이다.

그록 측은 거래 금액을 공개하지 않았다. CNBC는 엔비디아가 현금 200억 달러(약 29조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지만, 엔비디아와 그록 모두 이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그록 측은 블로그 게시물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사이먼 에드워즈가 CEO로 독립 운영을 계속하며, 클라우드 사업도 계속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증권사 번스타인의 스테이스 라스곤 애널리스트는 "이번 거래에서 가장 큰 리스크는 반독점 문제"라며 "비독점 라이선스로 구조를 짜면 경쟁이 유지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라고 밝혔다.

또 "엔비디아의 CEO 젠슨 황과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계는 주요 미국 기술 기업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편"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젠슨 황은 2025년 주요 기조연설 대부분을 AI 시장이 학습(training)에서 추론(inference)으로 이동하더라도 엔비디아가 리더십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데 할애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CNBC에 따르면 이번 거래는 엔비디아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다. 기존 최대 인수는 2019년 이스라엘 칩 설계업체 멜라녹스를 약 70억 달러에 인수한 것이었다.

엔비디아는 지난 10월 말 기준 현금 및 단기 투자금 606억 달러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2023년 초 133억 달러에서 많이 증가한 수치다.

엔비디아는 지난 9월에도 AI 하드웨어 스타트업 엔파브리카의 CEO 로찬 산카 등 직원을 영입하고 기술을 라이선스하는 데 9억 달러 이상을 투자한 바 있다.

메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다른 기술 대기업들도 지난 몇 년간 다양한 라이선스 거래를 통해 AI 핵심 인력을 적극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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