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베네수 직접공격 가능성 높다…중동·우크라戰 격화 우려"

미국외교협회 산하기구 2026년 세계 안보 전망 보고서
'北 핵실험 재개 및 美 개입 무력충돌' 가능성은 보통 수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 텔 알하와의 파괴된 건물에서 피난민이 된 팔레스타인 남성이 앉아 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발발한 뒤 7만 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지난달 29일 발표했다. 2025.11.29. ⓒ AFP=뉴스1 ⓒ News1 이정환 기자

(서울=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 내년에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상대로 직접 군사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높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갈등은 더욱 심화될 수 있으며, 우크라이나 전쟁 양상은 격화될 수 있다고 미국외교협회(CFR)가 25일 전망했다.

워싱턴 소재 비영리 싱크탱크 CFR 산하 방지행동센터(CPA)는 정부 관료와 학자 등 안보 전문가 약 620명의 의견을 종합해 펴낸 '예방 우선순위 조사(PPS)' 보고서에서 이같이 내다봤다.

보고서는 발생 가능성이 높고, 미국에 큰 영향을 미치는 5가지 상황을 정리하며 이들 상황은 미국이 가장 시급하게 대응해야 할 과제들이라고 지적했다.

우선, 이스라엘의 정착촌 건설과 팔레스타인 주민의 정치적 권리, 가자 전쟁 등을 둘러싸고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이스라엘 군과 팔레스타인 간 충돌이 증가할 수 있다고 봤다.

또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군 간 충돌 증가로 인해 가자에서 전투가 재개되면서 인도적 위기가 심화되고 지역 불안정이 악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은 양측이 주요 기반시설과 인구 중심지에 대한 공격을 확대하면서 격화 양상으로 치달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범죄 집단을 겨냥한 미국의 군사 작전이 베네수엘라 정부에 대한 직접 공격으로 이어져 니콜라스 마두로 정부가 불안정해질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 좌측)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 AFP=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보고서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진행된 정치적 대립 심화와 군 병력 배치로 인해 미국에서 정치 폭력 및 소요 사태가 늘어날 수 있다며 미국 본토의 정치적 폭력 사태에도 주목했다.

보고서는 △수단 내전 격화에 따른 대량 학살 및 민간인 대피 △아이티에서 무장단체와 치안군 간 폭력 충돌 심화 △남수단에서 선거 지연에 따른 무력 충돌은 발생 가능성은 높지만 미국에 미치는 영향은 낮다고 봤다.

발생 가능성은 보통 수준이지만 미국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태로는 북한의 핵실험 재개에 따른 한반도 긴장 고조 및 미국과 지역 열강이 개입하는 무력 충돌(armed confrontation)을 들었다.

이밖에 △이란과 이스라엘 간 무력 충돌 재개 △인공지능(AI) 기반 사이버 공격 △중국의 대만 압박 강화 △러시아와 나토 회원 간 무력 충돌도 언급했다.

보고서는 마약 생산 및 밀매에 대한 미국 내 우려 고조로 미국이 멕시코 내에서 직접적인 군사 타격을 감행하는 것 그리고 남중국해에서 중국이 미국 및 미국 동맹국들과 무력 충돌하게 되는 일은 발생 가능성이 낮다고 봤다.

기타 주목해야 할 우려 사항으로는 △북극에서 중국 및 러시아와 나토 동맹국과 무력 충돌 △캄보디아-태국 국경 분쟁 재점화, 난민 위기 악화 및 지역 정치 불안정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 갈등 등에 의한 중국과 일본의 무력 충돌 가능성을 들었다.

보고서는 현재 전 세계 무장 분쟁의 수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고 수준이라고 지적하며 "트럼프 행정부가 여러 진행 중인 분쟁을 해결하는 데서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안보 전문가들은 전반적으로 평화 전망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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