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4개 美동맹국 국민들 "미국, 문제 해결은커녕 만들어"

폴리티코, 캐나다·영·독·불 1만510명 여론조사…부정평가 더 많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미국 아이오와주 디모인에서 열린 '미국에 대한 경의' 행사에서 성조기를 배경으로 한 무대에 올라 두 팔을 벌리는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2025.07.03 <자료사진>ⓒ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미국의 주요 동맹국 국민 상당수가 미국을 신뢰할 수 없고, 혼란을 야기하며, 국제 무대에서 점점 더 부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국가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온라인 뉴스 매체 데일리비스트에 따르면 이날 공개된 미국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와 여론조사 기관 퍼블릭 퍼스트의 공동 여론 조사에서 미국에 대한 불신과 불만이 동맹국에 만연한 것으로 나왔다.

설문은 전통적 우방인 캐나다와 독일, 프랑스, 영국 국민들을 상대로 이뤄졌다. 미국이 세계에서 긍정적인 국가인지 부정적인 국가인지 묻는 설문에 캐나다 응답자 56%가 미국을 부정적인 국제적 세력으로 평가했으며,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는 26%에 불과했다. 독일에서는 응답자의 40%가 미국을 부정적으로 평가했고, 29%는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며, 나머지는 중립적인 입장을 보였다.

프랑스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는데, 40%가 미국을 부정적으로, 34%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영국에서는 35%가 미국을 부정적으로, 41%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우방국인 이들이 이렇게 된 것은 무역 갈등, 미국의 동맹국 정부를 향한 날 선 발언, 군사적 태세 변화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네 나라 모두에서 거의 과반수에 가까운 응답자가 미국이 다른 나라에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오히려 문제를 야기하는 경향이 있다고 답했다. 이러한 견해는 캐나다에서 가장 강하게 나타나 63%가 이같이 답했다.

미국이 동맹국을 지원하는지 아니면 방해하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캐나다가 다시 한번 가장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캐나다인의 60%는 미국이 동맹국을 위협한다고 답했다. 독일과 프랑스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고, 영국은 찬반이 거의 비슷하게 갈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인터뷰에서 유럽을 "쇠퇴하는 국가 집단"이라고 표현하며 동맹국 지도자들을 "약하다"고 비판했다. 반면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유럽의 비판에 대해 대서양 동맹은 여전히 공동의 가치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우리가 공유하는 역사, 가치, 문명적 원칙의 핵심에는 우리가 거리낌 없이 자랑스러워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강조했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조사 결과가 각국 정치 지도층의 회의적 시각이 대중에게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12월 5일부터 9일까지 미국, 캐나다, 영국, 프랑스, 독일 성인 1만51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