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GDP '서프라이즈'에도 달러 약세… 내년 금리 인하 기대감 압도

노동 시장 약세…비둘기 성향 차기 연준 의장 지명

1달러 지폐 ⓒ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달러가 강력한 성장세에도 금리 인하 기대감이 압도하며 약세를 나타냈다. 경제가 예상보다 강력한 성장세를 기록했다는 지표 발표에도 내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시장을 지배했다.

23일(현지시간) 달러 인덱스(DXY)는 전장 대비 0.34% 하락한 97.95를 기록하며 10월 초 이후 최저치까지 밀려났다. 최근 달러에서 강세 추세 전환 신호인 골든크로스가 출현했지만 금리인하 기대감이 시장을 압도했다. 깜짝 성장에도 금리 인하에 대한 강력한 요구로 달러 약세는 지속됐다.

미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3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연율 4.3%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인 3.3%를 크게 웃돌았다. 지표 발표 직후 달러화는 엔화와 유로화 대비 낙폭을 일부 만회했으나, 전반적인 약세 흐름을 뒤집지는 못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성장 지표가 관세 발표를 앞둔 일시적인 가속화일 가능성이 크며, 향후 하향 조정되거나 4분기에 경기 둔화로 되돌아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달러 인덱스는 이번 달에만 1.4% 하락했으며, 연간으로는 9.6% 폭락하며 2017년 이후 최대 하락 폭을 기록할 전망이다. 노동 시장의 위축을 고려할 때 연준이 결국 금리 인하에 나설 수 밖에 없으며, 특히 비둘기파적인 성향의 차기 연준 의장이 지명될 가능성이 달러화에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

엔화는 일본 당국의 개입 의지가 재확인되면서 달러 대비 강세를 보였다. 가타야마 사츠키 일본 재무상은 "과도한 환율 변동에 대응함에 있어 일본은 자유로운 재량권을 가지고 있다"고 발언하며 시장의 경계감을 높였다. 지난주 일본은행(BOJ)이 신중한 태도를 보이며 금리 인상 속도가 느릴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지만, 당국의 개입 가능성이 엔화 매도 세력을 저지하며 달러·엔 환율(엔화 가치와 반대)은 0.5% 하락한 156.26엔에 거래됐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