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망명 신청 기각' 추진…"제3국으로 보내라"

ICE, 이민 법원에 8000건 이상 기각 요청서 제출

멕시코 피에드라스 네그라스 지역에서 이민자들이 미국으로 입국하기 위해 철망을 뚫고 지나갈 곳을 찾아 리오그란데 강변을 따라 걸어가고 있다. 2023.12.25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수천 명의 망명 신청을 무효화 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고 CBS뉴스가 23일(현지시간) 정부 내부 자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ICE는 이민 법원에 망명 신청의 실질적 내용에 대한 심리 없이 신청을 각하해줄 것을 요청해 줄 것을 요청했다. ICE는 '프리터밋(pretermit) 신청'이라 불리는 이 방식을 통해 미국은 본국에서의 박해가 두려워 망명을 신청한 이들을 추방자 수용에 합의한 제3으로 추방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법원 문서와 이민 변호사 등에 따르면,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 변호사들은 이민 법원에 망명 신청자들을 과테말라, 온두라스, 에콰도르, 우간다 등과 같은 제3국으로 추방하라는 명령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정부 내부 자료에 따르면, 이달 초 기준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 변호사들은 이민 법원에 8000건 이상의 망명 신청 기각 요청서를 제출했다.

국토안보부(DHS)는 CBS뉴스에 보낸 성명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가 이민 판사 앞에서의 심리를 포함해 가능한 모든 법적 절차를 보장하는 동시에 불법 체류 외국인을 가능한 한 빨리 국외로 내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DHS는 망명 시스템의 적체와 남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용한 모든 법적 도구를 사용하고 있다"며 "미국에 망명을 신청하는 불법 체류자들이 그들의 주장을 공정하게 심사하기로 합의한 파트너 국가에서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합법적인 양자 협정을 활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민 변호사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이같은 강경한 반(反) 이민 조치가 이란, 니카라과, 러시아 등에서 박해를 피해 도망쳐 온 망명 사유가 확실한 이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이번 조치가 미국 내 망명 경로를 완전히 없애기 위한 목적이자 망명 신청자들에게 전혀 연고가 없는 국가로 추방될 수 있다는 공포를 심어주어 스스로 (망명) 신청을 철회하도록 강요하는 수단이라고 지적했다.

yellowapoll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