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무부 "엡스타인 파일 속 트럼프 사진 삭제는 여성 보호 차원"

블랜치 부장관 NBC 밋더프레스 출연 발언

미국 연방 하원 감독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12일(현지시간) 미성년자 성착귀범 고(故) 제프리 엡스타인의 개인 소장품에서 나온 사진들을 공개했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확인 여성들과 함께 찍은 사진. ⓒ AFP=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억만장자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2019년 사망) 관련 공개 문서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이 삭제된 것과 관련해 미 법무부의 부장관이 해당 사진 속 여성들의 사생활 보호를 위한 조치라고 해명했다.

법무부의 토드 블랜치 부장관은 21일(현지시간) NBC방송의 밋더프레스에 출연해 엡스타인 관련 공개 문건 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포함된 단체 사진 등이 삭제된 이유에 대해 설명하면서 이 같이 밝혔다. 블랜치 부장관은 "해당 사진에 포함된 여성들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였을 뿐, 트럼프 대통령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정치적 민감성 때문에 문건을 삭제하는 것은 불법이라며, 그러한 의도는 "절대적으로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번 논란은 지난주 후반 법무부가 엡스타이 관련 기록물을 공개하면서 시작됐다. 공개된 문건 중에는 수백 페이지가 검게 칠해져 읽을 수 없거나 사진이 가려진 경우가 많아 피해자들과 정치권의 거센 비난을 샀다.

민주당의 제이미 래스킨 의원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나 가족, 친구들에 대해 공개되길 원치 않는 내용을 숨기려 하고 있다"며 이는 명백한 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엡스타인 파일의 완전 공개를 주장해 온 토마스 매시 의원은 CBS '페이스더내이션'에서 "정부가 법의 정신과 조문을 모두 무시하고 있다"며 "생존자들이 만족할 때까지 이 문제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랜드 폴 상원의원 역시 숨겨진 자료들이 향후 정부에 계속해서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이번에 공개된 자료에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욕조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엡스타인의 공범인 길레인 맥스웰과 함께 수영하는 모습, 믹 재거, 마이클 잭슨 등 유명 연예인들의 사진이 포함되어 큰 파장을 일으켰다. 또한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차남 앤드루 왕자가 여러 여성의 다리에 누워 있는 이전에 본 적 없는 사진도 공개됐다.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이번 문서 공개가 "불충분하다"고 규정하며, 법무부에 15일 이내로 문서 누락 및 삭제 이유에 대한 서면 설명을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엡스타인과 친분이 있었으나 체포 수년 전 절연했으며, 현재까지 어떠한 혐의도 제기되지 않은 상태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