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케네디센터' 웹주소 선점한 코미디언…"풍자사이트 운영"
지난 8월 이미 명칭 변경 예견해 유력 도메인 2개 구입
케네디센터, 외벽에 트럼프 이름 추가 공사 시작
- 양은하 기자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미국 워싱턴DC의 대표적 문화예술 공연장인 케네디센터의 명칭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따 '트럼프-케네디센터'로 변경된 가운데 한 코미디언이 한발 빨리 관련 웹주소를 선점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다.
2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풍자 웹사이트 제작자로 활동해 온 코미디 작가 토비 모턴은 'trumpkennedycenter.org'와 'trumpkennedycenter.com' 도메인을 보유하고 있다.
모턴은 케네디센터 이사회가 지난 18일 기관 명칭을 '트럼프-케네디센터'로 변경하기로 의결하기에 앞서 이런 상황이 올 것을 미리 내다보고 지난 8월 해당 도메인을 미리 등록했다.
그는 "올해 초 트럼프가 케네디센터 이사회를 대대적으로 정리하기 시작하자 '그래, 저 이름이 건물에 올라가겠구나'라고 생각했다"며 "그 이후 일들은 예정된 수순대로 흘러갔다"고 WP에 말했다.
새 도메인을 등록하는 데 드는 비용은 보통 15~30달러 정도다. 하지만 이미 누군가 구입한 도메인을 원한다면 소유자는 가격을 크게 올릴 수도 있다.
모턴은 도메인을 되팔기 위해 구입한 것은 아니다. 애니메이션 시리즈 '사우스파크'와 '매드 TV' 작가로 활동한 모턴은 정치 관련 도메인을 사서 풍자 웹사이트로 만드는 활동을 하고 있다.
실제 현재 약 50개 도메인을 웹사이트로 운영하고 있다. 낸시 메이스 하원의원과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을 풍자한 사이트, 가짜 마가(MAGA) 데이팅 사이트,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를 겨냥한 사이트 등이 대표적이다.
모턴은 트럼프-케네디센터 웹사이트를 어떻게 설계할지는 아직 공개할 준비가 되지 않았지만 "지금 이 순간의 부조리를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케네디센터는 특정 행정부나 개인을 넘어서는 문화 기관"이라며 "문화가 아닌 개인 브랜드처럼 취급되는 순간, 풍자는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케네디센터는 18일 명칭 변경 결정 이후 벌써 건물 외벽에 트럼프 대통령 이름을 추가하는 등 시설 재정비에 착수했다.
기존 공식 홈페이지(kennedy-center.org)를 대체할 새 웹사이트도 조만간 구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케네디센터는 모턴의 사이트 소유와 관련한 WP의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yeh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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