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논스톱' 거래 예고…"나스닥 평일 23시간 거래"(종합)
밤 거래 7시간 신설…내년 3분기 개시 목표
NYSE 22시간·CBOE 24시간 거래 추진 중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뉴욕 증시의 기술주 중심 거래소인 나스닥이 주중 평일 거래 시간을 기존 16시간에서 23시간으로 늘린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15일(현지시간) 나스닥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신청서에 따르면 주중 평일 거래 시간을 기존 16시간에서 7시간 늘린다는 계획 승인을 요청했다. 거래시간 확대는 2026년 3분기 초를 목표로 한다.
기존 거래는 미 동부시간 기준 프리마켓 오전 4시~9시30분(5시간 30분), 정규장 오전 9시30분~오후 4시(6시간 30분), 애프터마켓 오후 4시~8시(4시간)으로 모두 16시간이다.
새로운 거래 시간은 총 23시간으로 기존의 3개 세션이 낮 거래(16시간)로 통합되고 오후 8시~9시(1시간) 휴게 시간 시스템 점검과 청산이 이뤄지며 밤 거래 오후 9시~오전 4시(7시간) 신설된다. 오후 9시~자정 체결 거래는 다음 거래일 분으로 간주된다.
거래 주간은 일요일 오후 9시 시작해 금요일 오후 8시 종료되는데 기존에 월요일 오전 시작했던 것이 일요일 오후 시작으로 앞당겨지는 것이다.
하루 중 제한된 시간에만 거래하는 방식은 100년 넘게 유지됐다. 중개인들이 거래소 객장에서 종이로 주문을 받아 처리하던 시절부터 이어진 관행이다. 대부분 거래가 전자화된 지금도 거래 시간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하지만 나스닥의 거래 시간 연장이 SEC 승인을 받고 업계가 따라올 경우 뉴욕 증시는 평일 거의 24시간 거래가 가능해진다.
나스닥의 척 맥 북미시장 수석부사장은 "글로벌 투자자들이 자신의 시간대에, 자신의 조건으로 미국 시장에 접근하길 원한다"며 "미국 상장 주식에 대한 해외 수요가 과거보다 훨씬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야간 시간대 해외 거래 수요가 급증한 것이다.
미국 주식시장은 전 세계 상장기업 시가총액의 3분의 2를 차지한다. 나스닥 집계로 지난해 외국인의 미국 주식 보유액은 17조 달러에 달했다. 엔비디아, 애플,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이 상장된 나스닥은 해외 투자자 수요가 특히 높다.
24시간 거래 도입은 증권정보처리시스템(SIP) 업그레이드가 관건이다. SIP는 각 거래소의 호가를 통합해 가장 정확한 시세를 표시한다. 중앙청산기구인 예탁결제공사(DTCC)는 2026년 2분기까지 주중 24시간 청산 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주중 22시간 거래를, 시카고옵션거래소(CBOE)는 24시간 거래를 추진 중이다. NYSE는 지난해 2월 SEC로부터 잠정 승인을 받았으나 실시간 호가 시스템을 업데이트하라는 전제 조건이 붙었다.
투자자들은 이미 블루오션, 브루스ATS, OTC문 같은 장외거래 시스템을 통해 24시간 거래를 해왔다. 로빈후드와 인터랙티브브로커스 역시 팬데믹 이후 개인투자자에게 주중 24시간 거래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 대형 은행들은 신중하다. 거래시간 확대로 유동성이 낮아지고 변동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연장되는 거래 시간대는 정규장보다 거래량이 훨씬 적어 호가 격차(스프레드)가 벌어지고 가격 발견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 거래 참여자가 적어 매수-매도 호가 차이가 커지고 적정 가격 형성이 어려워진다는 얘기다. 또 투자 대비 수익성도 불확실하다.
기관투자자 참여 여부 역시 변수다. 현재 대부분 거래는 개장과 마감 직후 집중되는데 밤 거래에서 기관 자금이 본격 유입될지는 미지수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하지만 나스닥은 시스템 안정성에 자신감을 보였다. 맥 부사장은 "시장 스트레스와 변동성이 커질 때 트래픽(거래량)이 크게 증가하는데 우리 시스템은 극도로 복원력이 강하고 처리 용량이 크다"고 강조했다.
shinkiri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