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새 국가안보전략 '韓국방비 지출' 확대…대만 방어 강조(종합)

"남중국해 장악 가능성 경계…韓·日 등과 중국 경제 구조 견제"
"유럽, 우크라戰 비현실적 기대…이민정책으로 '문명적 소멸' 직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25.12.02.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미국의 외교, 군사 전략의 청사진을 담은 '국가안보전략'(NSS) 보고서에서 한국 등 동맹국들에 국방비 증액과 함께 대만 방어를 강조했다. 유럽에 대해서는 이민에 반대하고 민죽주의를 장려하는 정당에 대한 지원을 시사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5일(현지시간) 공개된 총 33페이지 분량의 국가안보전략 보고서에서 한국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과 더불어 더 많은 방위비 분담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우리는 이들 국가가 국방비 지출을 늘리도록 촉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안보전략 보고서는 백악관이 주도해 작성하는 미국 국가안보의 최상위 전략 문서다.

보고서는 남중국해의 전략적 중요성에 대해 "어떤 경쟁국이든 남중국해를 장악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미국 경제와 더 광범위한 미국의 이익에 해를 끼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구체적인 국가 명시 없이 "잠재적 적대국이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해상 교역로 중 하나에 통행료(toll) 체계를 부과하거나, 더 나쁘게는 그 바닷길을 마음대로 닫았다 다시 여는 것을 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고 언급했다.

보고서는 이 같은 상황을 막기 위해 "우리의 군사력, 특히 해군력에 대한 추가 투자뿐 아니라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피해를 입게 될 모든 국가들, 즉 인도에서 일본 및 그 밖의 국가들과의 강력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같은 맥락에서 중국이 설정한 대미 방어선이자 미국의 대중국 군사 봉쇄선인 '제1열도선'(일본 규슈 남부에서 오키나와, 대만, 필리핀을 잇는 방어선)을 방어하는 데 필요한 능력 강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한국은 이번 보고서에서 총 3번 등장했다. 보고서는 "동남아시아, 중남미, 중동만으로는 중국의 막대한 과잉 생산력을 흡수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유럽, 일본, 한국, 캐나다, 멕시코 등 다른 주요 국가들이 중국 경제를 가계 소비 중심으로 재균형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무역 정책을 채택하도록 장려해야 한다"며 동맹국에 중국 경제 구조를 견제하는 데 협조하라고 요구했다.

반면 북한은 이례적으로 북한이 한 번도 언급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 1기 행정부 시절인 지난 2017년 12월 발표된 NSS에서 북한이 총 17번 언급된 것을 고려하면 우선순위가 크게 하락했다. 당시는 북한을 "최우선 위협”, “불량국가”, “최고의 위험” 등으로 규정하며 군사 옵션을 포함한 최대 압박 기조를 유지했다. 미국의 대북 정책이 개입으로 전환된 시점은 2018년 초부터다.

5월 30일(현지시간) 미국 해군 구축함 정훈함과 캐나다 왕립 해군 호위함 HMCS 몬트리올이 남중국해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2023.6 5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보고서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유럽의 태도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했다.

보고서는 "유럽 관계자들은 불안정한 소수 정부를 기반으로 하면서 전쟁에 대해 비현실적인 기대를 품고, 그중 상당수는 반대 세력을 억압하기 위해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까지 짓밟으면서 미국과 대립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종전을 중재하고 있는 가운데 유럽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안보 보장을 제공해야 한다며 미국이 입장을 명확히 밝힐 것을 요구하고 있다.

보고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대한 신규 회원국 가입 가능성을 비판했다. 이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에 대한 반대 의사를 풀이된다.

보고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우선순위는 나토가 영구적으로 확장되는 동맹이라는 인식을 끝내고 실제로도 그렇게 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러시아와 합의한 △돈바스 포기 △우크라이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 포기 △우크라이나 군 축소 등 28개 조항으로 구성된 종전안을 제안한 바 있다.

이에 대해 NYT는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관계 및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에 대한 미국의 접근 방식에 대한 새로운 우려를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유럽의 이민 정책을 비판하며 반(反) 이민 정책을 내세우는 극우 정당을 지지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보고서는 "유럽이 이민 정책으로 인해 더 이상 알아볼 수 없는 상태로 변해가고 있다"며 "이민 정책이 유럽 국가들의 국가 정체성을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유럽이 문명적 소멸이라는 암울한 전망에 직면해 있다"며 "미국은 유럽 전역에서 뜻을 같이하는 애국적인 정당을 지원해 일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이 비 유럽인이 다수가 되는 미래를 막을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특정 정당을 직접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미국은 유럽에서 이민에 반대하고 민족주의를 장려하는 정당들을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유럽이 현재의 궤도를 수정하도록 돕는 것이 미국의 정책이 되어야 한다"며 "우리는 유럽이 유럽으로 남고 문명적 자신감을 되찾고 규제에만 몰두한 실패한 정책을 포기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8일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회담하고 있다. 2025.8.18 ⓒ 로이터=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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