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압박 통했다?…美 대법, 텍사스 '공화당 맵' 유지 결정
다음주 후보 등록 마감…사실상 내년 중간선거 적용
텍사스 주지사·美 법무 '환영'…"공화당에 더 유리해져"
-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미 연방대법원이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에 유리하도록 재획정한 텍사스 선거구 지도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AFP에 따르면, 보수·진보 성향 대법관 6대 3 구도로 구성된 대법원은 재획정 지도 사용을 금지한 하급심 결정을 뒤집었다.
대법원은 "지방법원은 현재 진행 중인 예비선거 과정에 부적절하게 개입해 혼란을 야기하고, 선거에서 연방과 주 사이의 섬세한 균형을 흔들었다"고 밝혔다.
또한 공화당에 유리한 결과를 자아내려는 정치적 목적에 따라 선거구가 재획정되었음을 인정하면서도, 원고 측이 그런 목적을 충족하는 대안을 제시하지 않은 점을 하급심이 문제 삼지 않아 부당하다고 봤다.
보수 성향의 새뮤얼 알리토 대법관은 "텍사스는 내년 중간선거를 어떤 지도로 치를지 확실히 알 필요가 있어 법원 명령을 지연시키지 않겠다"고 밝혔다.
진보 성향의 엘레나 케이건 대법관과 커탄지 브라운 잭슨, 소니아 소토마요르 대법관은 반대 의견을 통해 "이번 결정은 하급심을 존중하지 않는 것"이라며 "우리는 상급 법원일 뿐, 사실관계를 기반한 판단을 더 뛰어나게 하지는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공화당의 이점을 강화하는 새로운 지도가 내년 선거를 좌우하도록 보장하고, 아무런 정당한 이유 없이 많은 텍사스 시민을 인종에 따라 구분된 선거구에 배치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결정은 하급심 결정을 일시 중지하는 것에 불과하나, 내년 중간선거에 공화당에 유리한 선거구 지도가 적용되는 것은 기정사실이 됐다. 텍사스의 후보 등록 마감일이 당장 다음 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그렉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X(구 트위터)에서 "우리가 이겼다! 텍사스는 공식적으로, 그리고 법적으로 더 공화당에 유리해졌다(more red)"라며 결정을 환영했다.
팸 본디 미 법무장관도 X에 "지방법원은 정파적 이유로 선거구 지도를 다시 그려야 한다는 주 차원 결정을 방해할 권리가 없다"고 환영의 뜻을 표하며, 새로운 선거구 획정안에 찬성하는 법무부 의견서를 제출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도록 선거구를 재획정하라고 공화당이 장악한 주들에 요구했다.
이에 텍사스 주의회는 지난 8월 민주당이 보유한 의석 최대 5석을 공화당으로 뒤집을 수 있는 새 지도를 만들어 통과시켰다. 그러나 흑인·히스패닉 유권자 단체가 인종적 게리맨더링이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텍사스주 연방지방법원은 지난달 18일 텍사스주의 연방 하원 의석수를 공화당에 유리하게 설계한 새 선거구 지도가 "인종차별 금지 원칙 위반"이라며 사용 금지 결정을 내리고, 내년 중간선거를 2021년 주 의회가 승인했던 기존 지도를 기준으로 실시하라고 명령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민주당에 유리한 캘리포니아 선거구 재획정안 시행을 막기 위해 소송을 냈다. 노스캐롤라이나·미주리·플로리다 등 공화당 우세 주는, 버지니아·메릴랜드 등 민주당 우세 주에서는 선거구 재획정 작업이 진행 중이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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