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군사개입 두려운 마두로…숙소·휴대전화 바꿔가며 보안 강화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의 군사 개입 위협이 고조되자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잠자리 위치를 바꾸는 등 개인 경호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정부 측 관계자 7명은 최근 마두로 대통령 측근 전반에 미국이 실제 군사 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위기감이 확신되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이들에 따르면 마두로 대통령은 잠자리 위치와 휴대전화를 자주 바꾸고 있다. 잠재적인 정밀 타격이나 특수부대 습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또 배신 위험을 줄이기 위해 개인 경호팀 내 쿠바 경호원의 역할을 확대하고, 베네수엘라 군에 더 많은 쿠바 방첩요원을 배치했다.

이들은 이같은 조치가 지난 9월 이후 두드러졌다며 미국이 카리브해 인근에 군함을 집결시키고 트럼프 행정부가 이 일대에서 마약 퇴치 작전을 시작한 시점과 맞물린다고 지적했다.

한편으로 마두로 대통령은 예고 없이 행사에 나타나 춤을 추거나 틱톡에 선전 영상을 올리는 등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이마저도 미국의 위협을 축소하기 위한 연출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두로 정권을 '미국에 마약을 퍼뜨리는 마약테러 카르텔'로 규정하고 그간 마약 운반선 공격과 항공모함 전단 전개, 지상 작전 확대 시사 등으로 압박을 가해왔다.

지난달 29일에는 "베네수엘라와 주변 지역 상공 전체를 폐쇄된 것으로 간주하라"며 베네수엘라 상공을 사실상 비행금지구역으로 선포하면서 위협 수위를 한층 고조시켰다.

마두로 대통령은 이를 미국의 정권 교체 시도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지만 군사력이 현저히 열세여서 미국이 실제로 무력 개입을 감행하더라도 이를 막아낼 능력이 없는 것으로 평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행정부 시절부터 마두로 정권을 '독재'로 규정하고 원유 거래를 차단하는 등 제재를 강화했다. 지금도 마두로를 베네수엘라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yeh2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