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전·현직 임원, 대규모 정보유출 발생 후 40억원대 주식 매도

현 CFO 11월10일 32억원치, 전 부사장 11월17일 11억원치 팔아
'회사측 피해 인지' 이전이긴 하나 실제 유출사건 이후…논란 가능성

국내 최대 이커머스 업체 쿠팡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약 3370만 개의 고객 계정 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 유출에는 이름·전화번호·배송지 등 신상정보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소비자들 사이에서 2차 피해 우려도 확산하고 있다. 사진은 2일 서울에 한 쿠팡 물류센터 앞에 쿠팡카(쿠팡 배송트럭)들이 주차돼 있는 모습. 2025.12.2/뉴스1 ⓒ News1 이호윤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뉴욕 증시의 나스닥 상장사인 쿠팡의 핵심 임원 2명이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한 최초 시점 직후 수십억 원대 쿠팡 보유 주식을 매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3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공시 자료에 따르면 거랍 아난드(Gaurav Anand)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10일 쿠팡 주식 7만 5350주를 주당 29.0195달러에 매도했다고 신고했다. 매도 가액은 약 218만 6000달러(약 32억 원)에 달한다. 해당 공시는 지난달 12일 제출됐다.

검색 및 추천 부문을 총괄하던 핵심 기술담당 임원이었던 프라남 콜라리(Pranam Kollari) 전 부사장도 지난달 14일 사임한 직후인 17일 쿠팡 주식 2만 7388주를 약 77만 2000달러(약 11억 3000만 원)에 매도했다고 공시했다. 공시 제출일은 지난달 18일이다.

이들 임원들의 이번 주식 매도 시점은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 피해를 처음 인지했다고 밝힌 시점 이전이어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내부자 거래'를 단정할 순 없다.

다만 실제 개인정보 유출이 발생한 이후에 이뤄진 매도라는 점에서 향후 사건 전개에 따라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최민희 의원실이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으로부터 제출받은 침해사고 신고서에 따르면 쿠팡 계정 정보에 대한 무단 접근이 발생한 시점은 한국 시간으로 11월 6일이다.

아난드 CFO는 발생 시점부터 4일 후인 11월 10일 주식을 처분했으며, 콜라리 전 부사장은 발생 시점 이후 사임했고, 그로부터 3일 후인 11월 17일 주식을 매도했다.

쿠팡이 관계 당국에 피해 사실을 최초로 인지했다고 밝힌 시점은 이보다 늦은 11월 18일 오후 10시 52분이다.

쿠팡은 11월 29일 고객 계정 약 3370만개 정보가 유출됐다고 발표하면서 이름과 이메일, 전화번호, 주소, 일부 주문정보 등의 개인 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