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마두로에 '사임·망명' 1주일 통첩…시한 지나자 "공역 폐쇄"
로이터 "지난달 21일 15분 통화…'완전한 사면' 등 마두로 요구 대부분 거절"
트럼프, 29일 "베네수 상공과 주변 공역 완전히 폐쇄 간주하라"
- 김경민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적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마두로 대통령에게 1주일의 시한의 제시하면서 '사임 후 망명'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번 통화는 지난달 21일 약 15분 정도 이뤄졌다.
로이터는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마두로가 통화에서 자신과 가족에 대한 미국의 제재 해제와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기된 주요 소송 종결을 포함해 완전한 법적 사면을 받는다면 베네수엘라를 떠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마두로는 또한 미국이 인권 침해, 마약 밀매 또는 부패 혐의로 기소한 100명 이상의 베네수엘라 정부 관리에 대한 제재 해제도 요청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아울러 새로운 대통령을 뽑는 선거 전까지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이 임시정부를 운영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마두로의 제안을 대부분 거절해 마두로가 사임 후 안전하게 베네수엘라를 떠날 방법이 좁아지고 있다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다만 트럼프는 마두로에게 가족과 함께 선택한 목적지로 떠날 수 있는 1주일의 시간을 주겠다고 압박했다.
트럼프가 제시한 시한은 지난달 28일 종료됐고, 이에 따라 다음 날 베네수엘라 영공을 폐쇄된 걸로 간주하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나왔다고 소식통들은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9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모든 항공사, 조종사, 마약 밀매업자, 인신매매범들에게 고한다. 베네수엘라 상공과 주변 공역 전부를 완전히 폐쇄된 것으로 간주하라"고 적어 베네수엘라를 상대로 한 군사작전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 행정부 소식통은 여전히 협상을 통한 마두로의 퇴진 가능성을 배제하진 않았으나 세부사항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두로 측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추가 통화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30일) 에어포스원(대통령 전용기)에서 기자들이 마두로와의 통화 여부를 묻자 "대답은 '그렇다'다"라면서도 더 이상 자세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트럼프는 1기 행정부 시절부터 마두로 정권을 '독재'로 규정하고 원유 거래를 차단하는 등 제재를 강화했다. 지난 2020년 3월엔 마약 테러, 코카인 수입 공모, 돈세탁 등의 혐의로 마두로 대통령을 기소하고 체포 보상금으로 1500만 달러의 현상금을 제시했다.
이어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퇴임 직전인 지난 1월 현상금을 2500만 달러로 인상한 데 이어 트럼프 2기 들어 지난 8월 이를 다시 두 배인 5000만 달러(약 735억 원)로 올렸다.
2013년부터 집권 중인 마두로는 지난해 대선에서 야권 후보가 압승할 거란 출구조사 결과와 달리 승리한 것으로 발표되면서 야권은 물론 국제사회로부터 거센 비난을 샀다. 올해 1월 6년의 세 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km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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