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노스웨스턴대도 트럼프 문화전쟁에 백기…1100억 내고 합의

학내 친팔 시위 정책 개편 등 정부 요구 수용

지난 2024년 4월 미 일리노이주 시카고 근교 에반스톤에 위치한 노스웨스턴대 학생과 교직원들이 교정애서 팔레스타인기를 흔들며 전국 대학으로 퍼져가는 팔레스타인 동조시위에 동참하고 있다. 2024.04.26 ⓒ AFP=뉴스1 ⓒ News1 정지윤기자

(워싱턴=뉴스1) 류정민 특파원 = 미국 일리노이주의 명문 사립 노스웨스턴대학이 반(反)유대주의 시위 엄단과 다양성 정책 폐기 등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요구를 받아들이고 정부에 7500만 달러(약 1100억 원)를 지불하기로 합의했다고 CNN방송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법무부는 28일 이같은 합의 내용을 발표하면서 이에 따라 그간 동결된 연방 지원금이 복원되고 인종에 기반한 입학 전형이나 유대인 학생 차별에 대한 정부의 조사도 종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노스웨스턴대가 트럼프 행정부와 합의에 도달한 6번째 대학이 됐다고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하버드대와 컬럼비아대를 비롯한 주요 대학을 상대로 반유대주의를 조장하고 있으며, 학사정책에서 다양성(DEI) 프로그램 폐기 요구를 수용하지 않고 있다는 등의 이유로 연방 지원금 중단과 학사행정 조사 등 실력 행사에 나섰다.

노스웨스턴대 역시 7억9000만 달러의 연방 자금 지원이 중단됐다. 이번 합의에 따라 노스웨스턴대는 학내 시위 관련 정책을 개편하고, 학내 구성원을 상대로 반유대주의 관련 교육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합의금은 2028년까지 지불할 예정이다.

노스웨스턴대는 가자전쟁 발발 이후 이스라엘을 규탄하는 학내 텐트 농성을 중단하는 대가로 친팔레스타인 학생단체와 2024년 4월 체결했던 무슬림 학생 지원 강화 등의 합의도 종료한다.

노스웨스턴대의 헨리 비넨 총장대행은 영상 메시지에서 "법적 대응의 비용이 너무 과도하고 위험성이 심각해" 합의를 선택했다며 "연방 자금 지원이 계속 중단되면 연구실이 파탄나고, 교수진은 떠나고, 연구 분야 전체가 후퇴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번 합의를 발표하면서 대학 측이 ​어떠한 잘못도 인정하지 않을 뿐 아니라 학문적 자율성을 지켜나갈 것이라는 점을 명시했다고 밝혔다. 전임 마이클 실 총장은 트럼프 행정부와 수개월간 대립하다 지난 9월 사임했다.

노스웨스턴대 외에도 지난 7월 컬럼비아대가 연방 정부에 2억 달러를 지불하기로 합의하는 등 대학들은 잇따라 백기를 들고 있다.

ryupd0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