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우크라, 30일 플로리다서 고위급 대화…종전협상 분수령

트럼프 사위 쿠슈너·위트코프 특사·루비오 국무장관 참석
'부패 스캔들' 젤렌스키 비서실장 빠져…美특사 이번주초 러시아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를 비롯한 미국 대표단이 23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우크라이나 측 대표단을 만나 종전안에 관해 논의하고 있다. 2025.11.23 ⓒ 로이터=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미국과 우크라이나 고위급 대표단이 30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에서 만나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평화 협상을 진행한다.

이번 회담은 지난 23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양측이 만나 미국이 당초 러시아 측과 논의해 마련했던 28개 조항 평화안을 일부 수정한 뒤 열리는 후속 협상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측에선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가 회담에 참석한다.

우크라이나 대표단은 루스템 우메로우 국방안보국방위원회(NSDC) 서기가 이끈다. 세르히 키슬리차 외무부 제1차관과 키릴로 부다노우 국방정보국장, 안드리 흐나토우 총참모장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추수감사절 연휴를 맞아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저택에 머무르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자국 대표단 방미를 앞두고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X)에 "제네바 조항에 간한 대화가 계속될 것"이라며 "미국 측은 건설적인 접근을 보여주고 있으며, 앞으로 며칠간 존엄 있는 전쟁 종식 방법을 결정하기 위한 단계들을 구체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오른쪽)과 사임한 예르마크 대통령 비서실장. 2025.11.18 ⓒ 로이터=뉴스1 ⓒ News1 이지예 객원기자

이번 협상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오른팔로 불리던 안드리 예르마크 대통령 비서실장이 전격 사임한 가운데 열린다. 예르마크는 1억 달러 규모 에너지 부문 부패 스캔들에 관한 수사를 받고 있으며, 정치적 궁지에 몰린 젤렌스키 대통령은 결국 협상 수석대표를 우메로우 서기로 교체했다.

당초 미국이 러시아 측과 비밀리에 논의해 마련한 28개 조항 평화안은 우크라이나의 돈바스 영토 포기와 우크라이나군 병력 60만 명 제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금지, 유럽 내 러시아 동결 자산 해제, 나토군 주둔 금지 등의 조항을 담고 있어 러시아에 일방적으로 치우쳤다는 지적을 받았다.

우크라이나와 유럽은 지난 제네바 회담에서 수정안을 제시했고, 양측은 이를 19개 조항으로 축소한 새로운 합의안 초안을 마련했다. 다만 영토와 나토 문제 등 가장 민감한 쟁점들은 양국 정상 간의 최종 담판을 위해 남겨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플로리다 회담 이후 위트코프 특사는 이번 주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면담할 예정이다.

러시아와의 대화를 앞두고 미국은 이번 플로리다 회담을 통해 우크라이나와 최종 입장 조율을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주 초 위트코프 특사의 방문을 확인하면서도 평화안과 관련해서는 우크라이나군이 돈바스의 점령 지역에서 먼저 철수해야 한다며 "철수하지 않으면 우리는 무력으로 이를 달성할 것"이라고 경고하는 등 핵심 쟁점에서 완강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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