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옵션 대박 '빅쇼트' 버리 "서브프라임 때도 버블 없댔지" 또 경고

금융위기 2년 전 그린스펀 발언과 파월 최근 발언 소개
"엔비디아, 사기기업 엔론은 아니지만 시스코처럼 거품"

마이클 버리 X(구 트위터) 게시물 갈무리.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영화 '빅 쇼트'(거대한 공매도)의 실제 주인공으로 잘 알려진 월가 투자자 마이클 버리가 새 뉴스레터를 통해 인공지능(AI) 열풍의 위험성을 다시금 경고했다.

24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버리는 전날 X(구 트위터)에 "내가 다시 돌아와야 하는지 의문이었다. 나는 돌아왔다. 함께해 달라"는 글과 함께 자신의 새 뉴스레터 '해방된 카산드라'(Cassandra Unchained)로 연결되는 링크를 게시했다.

이와 함께 2005년 앨런 그린스펀 당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주택 가격에 거품이 끼어 있을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고 했던 말과, 제롬 파월 현 연준 의장의 "AI 기업들은 실제로 수익성이 있다"라는 발언을 인용했다.

그린스펀의 발언 불과 2년 만에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것에 빗대어, 파월 의장의 발언이 AI 거품론을 반박하는 데 의미가 없다는 주장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파월 의장은 지난달 AI 버블 우려와 관련해 "이 경우 다른 점은, 그렇게 높은 평가를 받는 기업들이 실제로 이익을 내고 있고 그런 요소들이 있다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버리는 2000년 닷컴 버블이 정점에 이르렀던 당시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이 '버리가 아마존을 공매도하고 있다'고 보도한 내용도 언급했다.

또 자신의 뉴스레터를 홍보하는 유료 구독 플랫폼 서브스택에 올린 글에서는 "엔비디아가 주식보상(SBC)과 감가상각에 관한 내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 월가 셀사이드 애널리스트들에게 이메일로 메모를 보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나는 내 분석을 고수한다. 엔비디아가 엔론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명백히 시스코다"라고 주장했다.

엔비디아는 회계 조작을 저지르는 사기 기업이 아닌 훌륭한 기술기업이지만, 닷컴 버블 당시의 시스코처럼 과도한 기대치가 주가에 반영돼 있다는 것이다.

버리는 최근 들어 AI 열풍의 대표 종목인 엔베디아, 팔란티어 등에 대한 비관적인 시각을 고수하고 왔다.

미 증권거래위원회 공시를 통해 그가 9월 말 기준 팔란티어와 엔비디아에 대해 공매도를 각각 9억1200만 달러(약 1조3000억 원), 1억8700만 달러(약 2800억 원)씩 걸었다는 사실이 공개되기도 했다.

버리가 연일 이들 종목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을 쏟아내면서 주가가 하락했고, 이 덕에 그가 사들인 팔란티어 풋옵션 가격은 70% 이상 급등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