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CEO "AI 열풍에 비이성적 요소…버블 꺼지면 구글도 타격"

"AI 투자에 이성·비이성 요소 동시 존재…그럼에도 심오한 기술"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CEO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의 최고경영자(CEO) 순다르 피차이가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에 '비이성적 요소'가 있다며 버블(가치 고평가 상태)이 붕괴되면 모든 회사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18일(현지시간) 경고했다.

피차이 CEO는 이날 BBC 인터뷰에서 AI 투자의 증가가 "굉장한 순간"이기는 하지만, 현재의 AI 붐에는 어느 정도 "비이성적 요소"가 있다고 말했다.

피차이 CEO는 구글이 AI 버블 붕괴의 영향으로부터 면역될 수 있는지 묻는 말에 잠재적인 폭풍을 헤쳐 나갈 수는 있지만, "우리를 포함해 어떤 회사도 면역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발언했다.

이어 피차이 CEO는 현재의 AI 투자 상황을 2000년 닷컴 버블 당시의 '비이성적 과열'에 비유하며, 버블에 휩쓸려 업계가 지나치게 과도한 투자(overshoot)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 BBC는 2000년 닷컴버블이 붕괴하기 전 시장의 "비이성적 과열"을 경고했던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발언과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피차이 CEO는 당시에 "분명히 과도한 투자가 많았지만, 인터넷이 심오한 기술이었다는 것을 아무도 의심하지 않을 것"이라며 "AI도 같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따라서 지금과 같은 순간에는 이성적인 부분과 동시에 비이성적인 요소가 모두 있다고 생각한다"고 AI의 잠재력을 긍정했다.

피차이 CEO는 구글은 반도체 칩부터 유튜브 데이터, AI 모델까지 기술의 '풀 스택'(모든 영역)을 보유하기에, AI 시장에서 어떤 격변을 마주해도 헤쳐 나갈 수 있는 더 나은 입장에 있다고 강조했다.

피차이 CEO의 발언은 최근 몇 달간 AI 열풍으로 빅테크 기업의 가치가 급등하고, AI에 대한 막대한 투자 지출로 주가 버블 불안감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나왔다. 앞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CEO는 지난달 AI 투자는 성과를 낼 것이지만, 이 산업에 투입된 자금 중 일부는 "아마도 손실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최근 알파벳의 주가 역시 AI 개발 성과에 대한 기대감으로 7개월 만에 주가가 두 배로 뛰며 시가총액이 약 3조 4470억 달러(약 5100조 원)를 달성한 바 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