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구루' 르쿤마저 메타 떠난다…"스타트업 차려 새 모델 연구"

LLM 회의론자…저커버그와 AI 전략 및 조직개편 과정서 견해차

얀 르쿤 메타 수석AI 과학자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인공지능(AI)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인 얀 르쿤(65) 메타 수석 AI 과학자가 메타를 떠나 자체 스타트업을 설립할 계획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르쿤이 향후 몇 달 내에 메타를 떠날 것이라고 동료들에게 말했다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는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르쿤이 새로운 스타트업을 설립하고자 자금조달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르쿤은 논평을 거부했다.

2018년 튜링상 수상자인 르쿤은 AI 기술의 핵심인 딥러닝의 창시자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지난 2013년 페이스북(이후 메타로 개칭)에 영입된 뒤 AI 연구조직 FAIR를 이끌었다.

르쿤의 이탈은 최근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가 AI 전략을 대대적으로 개편하는 과정에서 이뤄졌다.

저커버그는 AI 경쟁에서 오픈AI와 구글 등에 뒤처졌다고 판단하고, 장기연구 중심 기존 전략을 전환해 AI 모델과 제품을 더 신속하게 출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지난 6월 저커버그는 스케일 AI의 창립자 알렉산더 왕(28)을 최고인공지능경영자(CAIO)로 영입해 메타의 초지능연구소(Meta Superintelligence Labs·MSL)를 이끌게 했고, 회사지분 49%를 인수하기 위해 143억 달러(약 21조 원)를 지불했다.

또 차세대 대규모언어모델(LLM) 개발을 추진하기 위해 'TBD랩'이라는 독점적인 팀을 직접 선발해 오픈AI와 구글 등 경쟁사 직원들을 1억 달러(약 1400억 원)의 보수 패키지로 영입했다.

하지만 르쿤은 LLM 기반 개발에 집중하는 저커버그의 AI 비전과 점점 더 어긋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저커버그가 관심을 가지는 LLM들이 유용하기는 하지만, 인간처럼 추론하고 계획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어쩌면 5년 이내에 구식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면서 르쿤은 LLM 기반 모델 대신 '월드모델'로 알려진 새로운 세대의 AI 모델을 개발하는 데 집중해 왔다.

이 모델은 언어뿐만 아니라 영상·공간 데이터 등을 학습해 외부 세계를 이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르쿤은 이 구조를 완전히 개발하는 데 10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FT는 르쿤의 다음 계획은 월드모델에 대한 연구를 심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메타 내 AI 개발 인력들은 연이은 조직개편과 구조조정을 겪으며 회사를 떠나고 있다. 지난 5월 메타의 AI 연구 담당 부사장이었던 조엘 피노가 퇴사 후 최근 캐나다 AI 스타트업 코히어에 합류한 바 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