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셧다운 전투' 민주당 졌지만…"공화당은 더 큰 전쟁 패할지도"
WP "내년 건강보험료 급등시 여론 악화…공화당에 막대한 부담"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역사상 최장 기간의 셧다운(연방정부 폐쇄)을 둘러싼 민주당과 공화당의 진흙탕 싸움이 사실상 끝낫지만 여야 모두 정치적으로 서로를 향해 상처만 남긴 꼴이 되고 말았다.
공화당과 민주당이 벼랑 끝 대치 끝에 셧다운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됐지만 민주당은 전투에서 졌고, 공화당은 내년 중간선거라는 전쟁에서 질 위기에 몰렸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민주당은 건강보험 보조금 연장 싸움에서 물러서는 형태로 단기적으로 패배했다면 공화당은 당장 승리한 것처럼 보이지만 장기적으로 정치적 시한폭탄을 끌어 안게 됐다고 WP는 지적했다.
민주당은 핵심쟁점이었던 오바마케어(ACA) 세액공제 연장에 대한 확약 없이 협상을 마무리하며 당 내부에 거센 후폭풍이 일고 있다. 최근 지방선거의 승리로 기세를 잡은 민주당 지도부는 이번에는 양보하지 않겠다는 결의를 보여 왔다.
하지만 셧다운이 길어지며 저소득층 식비지원(SNAP)이 중단되고 항공 대란이 벌어지는 등 시민들의 생활이 곤경에 처하자 일부 중도 성향 의원들이 투쟁 대오에서 이탈하며 공화당의 정부 재개에 동의했다.
민주당 상원의 척 슈머 원내대표는 끝까지 반대했지만 결국 이번 셧다운 싸움에서 졌다는 책임론에서 벗어나기 힘들기 됐다. WP에 따르면 일부 강경파 민주당 의원들은 "수백만 명의 보험료 폭등을 막을 싸움에서 졌다"며 슈머 대표의 사퇴까지 거론하는 등 당내 분열이 심화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상원에서 임시예산안이 가결된 직후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공화당을 무너뜨리려 했지만 우리가 그들을 무너뜨렸다"며 승리를 선언했다. 공화당은 일단 정부 재개에 성공하며 단기적인 승리를 거머쥐었다.
그러나 ACA 보조금 문제가 장기적인 정치적 '시한폭탄'이 될 것이라는 경고가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카이저가족재단(KFF)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74%가 ACA 보조금 연장을 지지하고 있으며, 만약 연장이 무산될 경우 응답자의 4분의 3은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답했다.
공화당 상원은 12월 중 보조금 연장안 표결을 약속했지만, 통과가 보장된 것은 아니다. 만약 연장이 최종 무산되면 2026년 1월부터 수백만 미국인의 건강보험료가 2~3배 폭등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내년 중간선거를 앞둔 공화당에 엄청난 정치적 부담이라고 WP는 지적했다.
이번 합의로 정부는 2026년 1월 30일까지 임시예산안을 통해 운영되기 때문에 워싱턴 정가의 진짜 승부는 12월 중순 예정된 ACA 보조금 연장안 표결이 될 것이라고 WP는 전망했다.
민주당은 ACA 표결을 통해 공화당을 '건강보험 반대 세력'으로 몰아붙여 정치적 이득을 취할 계획이라고 WP는 설명했다.
반면 공화당은 재정지출 삭감이라는 명분을 유지하면서도 보험료 폭탄이라는 국민적 비난을 피하기 위한 고도의 전략을 짜야 하는 딜레마에 빠졌다고 WP는 덧붙였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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