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헝가리에 러'석유 제재 1년 면제…美 LNG 6억달러 구매 맞교환
미국-헝가리 백악관 정상회담…관세 50% '인도'와 대비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에게 러시아산 석유 및 가스 구매에 대한 1년 제재 면제를 부여했다. 헝가리는 이 같은 특혜에 대한 대가로 6억 달러(약 8200억 원) 규모의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구매를 약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가까운 동맹국인 헝가리에 이례적인 면제를 허용한 것은, 한때 러시아산 원유 최대 수입국이었던 인도에 징벌적 관세와 2차 제재 위협을 가하며 수입 중단을 강제했던 방식과 대조적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백악관 회담에서 오르반 총리에게 제재 면제를 부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헝가리가 해양 접근이 없는 내륙국가라는 점을 들어 "파이프라인 의존은 이념이나 정치를 넘어선 물리적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에너지 안보와 지정학적 균형을 고려한 전략적 결정으로 보인다.
오르반 총리 역시 러시아 에너지가 자국에 필수적이라고 주장하며 "파이프라인은 이념이나 정치 문제가 아니라 물리적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물리치기 위해서는 '기적'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하며 유럽 지도자들과의 시각차를 재확인했다.
이번 면제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가 인도에 취했던 강경책과 완전히 다르다. 미국은 인도의 주요 수출품에 최대 50%의 징벌적 관세 부과와 함께 러시아 석유 대기업(로스네프트, 루크오일 등)과 거래하는 기업들에 2차 제재를 경고하며 사실상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중단하도록 압박했다.
러시아 석유 대기업들과 거래하는 업체들이 한 달 내 거래를 중단하지 않으면 미국 금융, 물류, 보험망 접근을 제한한 것이다.
지정학적 동맹에 대한 배려와 전략적 압박이라는 미국의 이중적 제재 정책이 드러난 사례로 평가된다고 AFP통신은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오르반 총리가 고수해온 반(反)이민 정책을 전적으로 지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EU)이 헝가리를 존중하고 이 지도자를 매우 강력하게 존중해야 한다"며 "그(오르반 총리)는 이민 문제에 대해서 옳았다"고 강조했다.
이민 문제와 법치주의 논란 등으로 EU 집행부와 잦은 충돌을 겪어온 오르반 총리에게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는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는 '상징적 승리'로 해석된다.
앞서 미국 정부는 오르반 총리의 최측근에 대한 제재를 철회하고 헝가리의 비자 면제 프로그램 지위를 복원하는 등 우호적인 제스처를 취해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EU 대상 관세 부과 조치는 헝가리 자동차 산업에 타격을 주어 경제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경제 침체 속에 내년 봄 선거를 앞두고 오르반 총리는 15년 통치에 전례 없는 도전에 직면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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