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민주 펠로시 내년 중간선거 불출마 선언…40년 의정활동 마침표
연방 하원 첫 여성 의장…오바마케어·IRA 등 입법 주역
트럼프와 자주 충돌, 선거구 재획정 확정 후 은퇴 발표
- 류정민 특파원
(워싱턴=뉴스1) 류정민 특파원 = 여성 최초로 미국 연방 의회 하원 의장을 지낸 낸시 펠로시(85·민주당) 의원이 6일(현지시간) 내년 중간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펠로시는 이날 공개한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지역 유권자들에게 보내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저는 연방 의회 재선에 나서지 않겠다"면서 "감사한 마음으로 여러분의 대표로서 보내게 될 마지막 1년을 기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펠로시는 미 의회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으로서 하원 의장을 지냈고, 막강한 당 장악력을 갖췄던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녀는 볼티모어 시장을 지낸 토머스 달레산드로의 집안에서 7남매 중 막내로 자라났다.
워싱턴DC 트리니티 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했고, 대학 시절 만난 투자자 폴 펠로시와 결혼한 뒤 샌프란시스코로 이주했다. 폴 펠로시와는 5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1987년 하원 보궐선거에서 승리하며 의회에 입성했고, 이후 점진적으로 지도부로 올라섰다.
2002년 말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됐고, 2006년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을 거둔 뒤에는 하원 의장(2007~2011)으로 선출됐다.
2010년 압도적 다수당을 이끌며 '오바마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개혁법(ACA)의 의회 통과에 기여했다.
펠로시는 2019~2023년에 두 번째 하원 의장을 지내면서는 근소하게 다수당이었던 민주당의 단합을 이끌며 2022년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같은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을 위한 주요 법안을 통과시켰다.
특히 그녀는 정치 인생 마지막 10년간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자주 충돌했다.
2018년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 지위를 되찾았을 당시, 많은 의원이 트럼프에 대한 탄핵을 요구하자, 펠로시는 "그는 그럴 가치도 없다"라고 트럼프를 평가절하했다.
2022년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을 내준 뒤에는 당내 지도부에서 물러났지만, 의원직은 유지해 왔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과 오랜 인연에도 불구하고 2024년 대선에서 바이든이 트럼프와의 TV토론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인 뒤에는 막후에서 그가 중도 하차를 결정하도록 상당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펠로시의 이번 불출마 선언이 지난 4일 치러진, 뉴욕 시장, 버지니아 주지사 등 소규모였지만 민주당의 지방선거 승리 후 이뤄졌다는 점에서, 내년 중간선거를 겨냥한 적절한 타이밍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계 은퇴 발표는 캘리포니아주 선거구 재획정을 위한 주민발의안이 지난 4일 치러진 투표로 확정된 뒤 이뤄졌다. 지역 유권자들의 압도적 지지로 캘리포니아주의 연방 하원 52개 선거구가 민주당에 유리하도록 하는 안이 통과됐다.
ryupd0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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