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사우디 왕세자 방미 앞두고 F-35 판매 긍정 검토"

사우디, F-35 전투기 48대 구매 요청…美국방부 '핵심 문턱' 넘어
'중동 내 이스라엘 군사우위' 美원칙과 배치 여지…美의회 반발 변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지난 5월 13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왕궁에서 열린 양해각서 체결식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2025.05.13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사우디아라비아의 F-35 전투기 구매 요청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 관리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방미를 앞두고 사우디에 대한 F-35 판매 계획이 미 국방부 내부의 핵심 절차를 통과했다고 전했다.

사우디는 올 초부터 트럼프 대통령에게 F-35 구매 의사를 직접 타진했다. 희망 구매 수량은 총 48대로 알려졌다.

이 계획은 수개월간의 초기 기술 검토와 타당성 검토를 거쳐 국방부 정책심사 단계를 통과했으며 현재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의 책상에 올라와 있다.

다만 최종 판매 승인까지는 내각의 추가 승인과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서명, 의회 통보 등 여러 절차가 남았다.

남부 이스라엘 소재 네비팀 공군기지를 찾은 헤르치 할레비 당시 이스라엘 합참의장이 F-35 스텔스 전투기를 배경으로 장병들에게 이란의 공격에 상시 보복할 태세를 갖출 것을 주문하고 있다. (자료사진) 2024.04.16 ⓒ AFP=뉴스1 ⓒ News1 권진영기자
이스라엘 군사 우위 원칙 깨져…트럼프 중동 정책 시험대

사우디에 대한 F-35 판매가 현실화하면 미국의 오랜 중동 정책 기조인 이스라엘의 '질적 군사 우위'(QME) 보장 원칙이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중동 내 이스라엘의 질적 군사 우위는 2008년 미국 의회가 법제화한 원칙이다. 이스라엘이 중동 내 모든 아랍 국가보다 기술적으로 우위에 있는 무기를 보유하도록 보장하는 법이다.

역대 미국 행정부들은 사우디가 F-15 전투기를 사 갈 때나 이집트가 F-16을 구매할 때도 이스라엘보다 약간 낮은 버전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이 원칙을 지켜 왔다.

F-35는 강력한 스텔스 기능과 네트워크 능력을 갖춘 현존 최강의 5세대 전투기로 평가받으며 현재 중동에서는 이스라엘만이 유일하게 운용하고 있다.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는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관계 정상화를 유도하기 위한 포괄적 합의의 일부로 F-35 판매를 검토한 바 있지만 가자지구 전쟁 발발 등으로 협상이 중단된 바 있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는 이런 외교적 조건과 무기 판매를 분리하는 접근법을 취하는 모습이다.

한편 F-35의 최종 판매가 성사되기까지는 미국 의회라는 큰 산도 넘어야 한다. 의회 내에서는 2018년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 이후 사우디와의 무기 거래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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