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한국에 26만 개 칩 약속한 진짜 이유는?[시나쿨파]
'피지컬 AI' 테스트베드로 중국 대신 한국 선택했기 때문
- 박형기 기자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엔비디아가 한국에 26만 개 인공지능(AI) 전용 칩을 제공하기로 해 한국이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 3위의 AI 강국에 오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에어포스원 기자회견에서 “블랙웰 칩을 다른 나라에 줄 생각이 없다"고 발언, 수입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미국 행정부는 3일(현지 시각) 아랍에미리트(UAE)에 대한 수출을 허용, 중국 등 적대국을 제외하고 동맹에는 AI 칩을 제공할 전망이다.
엔비디아가 특히 한국에 많은 칩을 제공하기로 한 것은 한국이 소프트웨어는 물론, 제조업 경쟁력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AI가 소프트웨어에 머물고 있지만, 더욱 발전하면 자동차 제조, 선박 건조 등 제조업 현장에도 투입될 전망이다. 곧 ‘피지컬 AI’ 시대가 오는 것이다.
미국은 소프트웨어는 극강이지만 제조업이 형편없다. 수십 년간 제조업을 놓은 나머지 미국의 제조업 기반이 무너졌다. 자국 항공모함 수리나 건조를 못 해 한국에 도움을 요청할 정도다.
그렇다면 제조업과 소프트웨어 모두 발달한 나라는 어디일까? 단연 중국이다.
따라서 엔비디아는 중국에 대규모 투자를 해야 한다. 그런데 미중 무역전쟁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사사건건 발목을 잡고 있다. 한계가 분명한 것이다.
그렇다면 중국 이외에 소프트웨어와 제조업 기반을 모두 갖춘 나라는 어디일까? 바로 한국이다.
일본도 산업구조 변화로 반도체 생산에서 손을 떼고 반도체 장비 산업만 운영하고 있다. 조선업도 한국에 패권을 뺏긴 지 오래다. 한국보다 제조업 기반이 허약한 것이다.
일본이 조선업 경쟁력을 지금도 가지고 있다면 미국은 대륙 세력인 한국이 아니라 같은 해양 세력인 일본을 파트너 삼아 군함 건조 및 수리에 나섰을 터다.
한국이 소프트웨어와 제조업이 모두 발전해 중국을 대신할 유일한 나라인 것이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는 한국에 26만 개의 AI 전용 칩 제공을 약속한 것으로 보인다.
하정우 AI 수석도 이 같은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최근 ‘장르만 여의도’라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 젠슨 황과 협상 과정을 자세히 소개했다.
하 수석은 젠슨 황이 “미국은 제조업이 부실하다. EU는 제조업 기반이 아직 남아있지만, 소프트웨어가 아쉽다. 그런데 한국을 보니 모두 갖췄더라. 사실 이 경쟁력은 중국이 가장 앞서 있다. 그런데 중국 투자는 한계가 있다. 결국 엔비디아는 피지컬 AI 전환 테스트베드(시험대)로 한국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미중 무역전쟁이 한국에 오히려 유리하게 작용한 것이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중국 수출이 줄어 한국 경제는 고전하고 있었다. 그런데 AI 측면에서는 전화위복이 된 것이다.
본격적인 AI 시대를 앞두고 각국은 AI를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무한 경쟁으로 누가 친구고 누가 적인지도 분간할 수 없을 정도다.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이같은 시계 제로 상황에서 명민하고 순발력이 있는 대통령이 나라를 맡아서 천만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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