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우크라에 토마호크 지원 거부…재고 부족 때문 아냐"
美국방부, 트럼프-젤렌스키 회담 전 '재고 충분' 보고서 전달
트럼프, 푸틴과 전화통화 후 마음 변화…우크라 운용 방식에 의문"
- 이창규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지원하지 않은 이유가 미국이 보유하고 있는 재고량이 부족했기 때문은 아니었다고 CNN이 31일(현지시간) 복수의 미국과 유럽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7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을 하기 전 미국 국방부가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더라도 재고량은 부족하지 않다는 평가가 담긴 보고서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나기 며칠 전 "우리는 토마호크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에 지원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미 국방부의 평가는 유럽 국가들을 고무시켰다.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은 사거리가 2500km에 달해 모스크바를 비롯해 러시아 내부를 타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게임체인저'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막상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나서는 "우리나라를 방어하는 데 필요한 무기를 다른 나라에 넘기고 싶지 않다"고 말했고, 비공개 회담에서도 "지금 당장은 제공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이 변한 데는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나기 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은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같은 주요 도시를 타격할 수 있지만 전황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며 미·러관계를 훼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전화 통화 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국도 토마호크 미사일이 필요하다. 우리 방어력을 고갈시킬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제공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한 것은 아니며, 대통령의 지시만 떨어지면 즉시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수 있는 계획이 마련되어 있다고 전했다.
CNN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재고 문제에 대해서는 우려하지 않지만 우크라이나가 미사일을 훈련 및 운용하는 방식에 대해 미국 국방부 관계자들이 여전히 고민 중이다.
우크라이나가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실전에서 효율적으로 운용하려면 해결해야 할 작전상의 과제가 여전히 여러 가지 남아 있다. 특히 미국이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제공할 경우 우크라이나의 발사 방식이 가장 큰 의문이다.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은 보통 함정이나 잠수함에서 발사되지만 우크라이나 해군은 심각한 전력 손실을 겪고 있어 지상에서 발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해병대와 육군은 이를 고려해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수 있는 지상 발사대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CNN은 전했다.
다만 유럽 관계자들은 우크라이나가 영국의 스톰섀도 순항미사일을 자국 전투기에 장착해 운용할 수 있도록 개조한 점을 언급하며 미국이 발사대를 제공하지 않더라도 우크라이나가 자체적으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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