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금관' 끝없는 관심…CNN '트럼프의 선물들' 첫머리에 소개
이스라엘 황금 호출기 선물, 카타르의 보잉 747 항공기 등 화제
젤렌스키는 권투 챔피언벨트…日, 황금 투구·아베 골프채 전달
-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복귀 후 외국에서 받은 선물들이 화제가 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은 약 10개월간 받아온 다양한 선물을 이번 한국 방문에서 받은 신라 금관과 함께 소개했다.
기사 제목에는 이번 한국에서 받은 금관(Gold Crown)이 맨 먼저 소개될 정도로 관심을 끌었다. 이밖에 제트기 같은 화려하고 통 큰 선물뿐 아니라 호출기나 챔피언 벨트 같은 특이한 선물들도 다수 있다.
우선 지난 2월 4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올해 처음 백악관을 방문하면서 금도금 호출기를 선물했다. 이스라엘이 작년에 레바논에서 헤즈볼라 요원들을 불구로 만들고 죽이기 위해 폭발물을 장착해 침투시켰던 이른바 '삐삐 폭탄 작전'을 상징하는 선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공식적으로 그 선물이 약간 불쾌했다고 말했다.
2월 7일 이시바 시게루 당시 일본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시바 현에서 제작된 황금 사무라이 투구를 선물했다. CNN은 금을 좋아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향을 겨냥한 선물이 패턴이 되기 시작했다고 했다.
2월 28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첫 만남에서 지난해 우크라이나 권투 선수 올렉산드르 우식이 우승해 받은 세계 복싱 챔피언십 벨트를 가져왔다. 외교적으로 보기 힘든 '공개 설전'이 일어난 날이었다. CNN은 "두 사람의 만남이 고함치는 시합으로 변질되는 동안 한쪽 끝 테이블에 놓여 있던 화려한 금색 벨트는 회담 내내 언급되지 않고 조명 아래서 반짝였다"면서 이 서글픈 선물을 회고했다.
직접 전달된 것은 아니지만 지난 3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준 그림도 트럼프가 받은 인상 깊은 선물이었다. 이 그림은 스티브 위트코프 백악관 특사가 받아왔는데, 2024년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 대선 유세 현장에서 암살을 모면한 직후 피투성이가 된 얼굴을 불끈 주먹을 들어 올리던 트럼프 모습이었다. 위트코프는 나중에 "트럼프 대통령은 그 그림에 확실히 감동했다"고 전했다.
5월에는 카타르가 4억 달러 상당의 고급 보잉 747 항공기를 새로운 에어포스원으로 기증했다. 이는 대부분의 다른 선물들을 압도하는 수준으로, 엄청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항공기가 결국 트럼프 대통령 도서관 재단으로 이관될 것이라고 밝혔다.
8월 18일에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첫 번째와는 다른 우호적인 회담을 트럼프와 가졌다. 이번 선물은 트럼프 대통령이 좋아하는 골프채였는데,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던 군인의 개인 소장품이었다. 젤렌스키가 이번에 가져온 선물은 마음에 드는 듯 트럼프는 그 골프채를 사용하는 자신의 영상을 녹화했다.
푸틴 대통령은 주로 그림이나 사진으로 공략한다. 8월 22일, 약 일주일 전 알래스카에서의 정상회담에서 찍은 사진을 푸틴으로부터 이날 받은 트럼프는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에게 보여주며 "그는 잘 나왔고, 나는 그냥 괜찮게 나왔다고 생각한다. 그 사진이 나에게 보내진 건 아주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사진에 서명해서 다시 보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10월 28일 일본으로부터는 감성적인 선물을 받았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가 트럼프가 가장 좋아하는 골프에 대한 애정을 감안해 트럼프의 첫 임기 동안 매우 가까웠던 고(故)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사용했던 골프 퍼터를 선물했다. 퍼터는 유리 케이스에 담겨 일본 메이저 대회 우승자 마쓰야마 히데키의 사인이 담긴 금색 골프공과 골프 가방과 함께 전달됐다.
10월 29일, 한국을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으로부터 역사적 황금 왕관의 복제품을 선물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당장 쓰고 싶다"며 농담을 던졌는데, CNN은 이는 그를 '왕처럼 군림한다'고 비판하는 미국 내 여론을 의식한 상징적 제스처로 해석했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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