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미 많은 사안 합의"…시진핑 "양국 공동번영 가능"(종합)
1시간40분만에 회담 종료…트럼프 "오랜 기간 놀라운 관계 맺게 될 것"
시진핑 "경제 대국 간 마찰은 정상…안정적 중미관계 나아가야"
- 류정민 특파원, 정은지 특파원, 윤다정 기자
(워싱턴·베이징·서울=뉴스1) 류정민 정은지 특파원 윤다정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한국 부산에서 약 1시간40분가량 미중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두 정상의 대좌는 약 6년 만으로 관세·수출통제 등 양국 현안을 놓고 어떤 합의를 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부산 김해국제공항 의전실 나래마루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 모두 발언을 통해 "오랜 친구로 지내온 중국의 아주, 아주 뛰어나고 존경받는 시진핑 주석을 다시 뵙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몇 가지 논의를 할 예정"이라면서 "이미 많은 것들에 합의했다고 생각하며, 지금 여기서도 몇 가지 더 합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시 주석은 위대한 나라의 위대한 지도자"라면서 "우리는 오랜 기간 놀라운 관계를 맺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와 함께해 주셔서 영광"이라며 짧은 모두 발언을 마무리했다.
시진핑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게 돼 저 또한 매우 기쁘다"면서 "여러 해 만에 다시 뵈니 매우 따뜻한 마음이 든다"라고 화답했다.
시 주석은 이어 "당신의 재선 후 세 차례 통화하고 여러 차례 서신을 교환하며 긴밀한 소통을 유지해 중미 관계의 전반적 안정을 함께 이끌어왔다"고 평가했다.
그는 "며칠 전 양국 경제무역 협상팀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새로운 협상을 개최하고 각자의 주요 관심사를 해결하기 위해 기본적인 합의를 이뤘다"며 "이는 오늘 회담에 필요한 조건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과 미국은 국가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일부 의견 차이가 있을 수 있고 2대 경제 대국으로 때때로 마찰이 있을 수 있다"며 "이는 매우 정상적인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풍랑과 도전에 직면해 당신과 나는 '조타수'로서 방향을 잘 잡고 정세를 잘 관리해 중미라는 큰 배가 안정적으로 나아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시 주석은 "중국의 발전과 부흥은 트럼프 대통령이 실현코자 하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와 모순되지 않는 것으로 중미 양국은 충분히 상호 성취하고 공동 번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미 양국은 파트너가 되고 친구가 돼야 하며 이는 역사적 교훈이자 현실적 필요"라며 "며칠 전 협의에서 경제통상팀이 핵심 현안에 기본 합의를 이루며 고무적인 진전을 이뤘고 오늘 회담의 필요조건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저는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미중 관계의 견고한 토대를 마련하고 두 나라가 각자 발전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을 지속해서 조성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시 주석은 "최근 가자지구 휴전 합의 성사에 기여하신 점을 높이 평가하며, 말레이시아 방문 중 캄보디아-태국 접경 평화 공동선언의 서명을 지켜봤다"면서 "중국 역시, 캄보디아-태국 국경 문제 해결을 도와왔고, 다른 분쟁 현안에서도 평화적 해결을 위해 노력해 왔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날 세계에는 여전히 많은 난제가 있으며 중국과 미국은 함께 대국의 책임을 보여주고 양국과 세계에 유익하고 좋은 일을 함께 더 많이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시진핑 주석은 "양국과 전 세계의 이익을 위해 중요한 문제들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길 기대한다"는 말로 모두 발언을 마무리했다.
시 주석의 모두 발언 뒤 한 기자가 '왜 핵 계획을 바꿨나'라고 질문했지만, 트럼프는 답하지 않았고, 취재진이 퇴장 후 곧바로 비공개 회담에 돌입했다. 회담은 약 2시간 진행될 예정이다.
트럼프는 이번 미중 정상회담 직전에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다른 나라의 핵실험 프로그램에 맞서 나는 전쟁부(법적 명칭은 '국방부')에 우리 핵무기 시험을 동등한 수준에서 시작하라고 지시했다"라고 밝혔다. 현시점에 미국은 세계 최대 핵무기 보유국이지만, 2위 보유국인 러시아와 3위 중국의 증강에 맞서 더 많은 핵무기를 늘리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트럼프는 이전까지는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서 핵 군축 협의도 할 수 있다고 밝혀왔었다.
이번 회담에서는 상대국에 대한 고율 관세를 비롯해, 희토류·반도체 등 상대국을 겨냥한 수출 통제, 해운 부과금, 중국의 미국산 대두(콩) 수입 중단, 마약류 펜타닐 단속,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미국 사업권 매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여러 현안이 폭넓게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시 주석이 모두 발언에서 가자지구 평화 협정을 비롯한 트럼프 대통령의 분쟁 해결 노력을 평가하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을 위해 양국이 어떤 협력안을 도출할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두 사람의 대좌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이번이 처음이며, 2019년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난 이후 6년여 만이다.
이날 정상회담에는 미국 측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 스콧 베선트 재무부장관,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대표(USTR), 데이비드 퍼듀 주중미국대사 등이 배석했다.
중국 측에서는 시 주석과 함께 허리펑 부총리, 왕이 외교부장, 왕원타오 상무부장, 마자오쉬 외교부 부부장, 차이치 중앙판공청 서기, 정산제 발개위 주임 등이 참석했다.
두 정상은 이날 오전 11시 20분께부터 회담에 돌입했으며, 오후 1시쯤 회담을 마쳤다. 악수 후 회담장을 떠난 트럼프는 곧장 김해공항 활주로에 대기하고 있던 에어포스원(미 대통령 전용기)에 탑승했고, 에어포스원은 미국으로 출발했다.
시진핑 주석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경주로 이동한다.
ryupd0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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