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호주도 못 받은 美 '꿈의 핵잠 기술' 한국 품에 안겼다
[한미정상회담]'오커스' 뛰어넘는 기술 직접 공유…500조 투자 대가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핵추진잠수함(SSN) 건조를 승인하고 관련 기술을 공유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미국이 1958년 영국에 처음 기술을 공유한 이후 67년간 극소수 동맹에만 허용했던 최고 등급의 군사 기밀을 한국에 제공한다는 뜻이다.
뉴스위크 등 주요 외신들은 미국의 이번 결정이 영국·호주와의 안보 동맹인 오커스(AUKUS)보다 더 파격적이며 한미 동맹의 역사적인 정책 전환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한 중인 30일 사회관계망서비스 트루스소셜에서 "한미 군사동맹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며, 이를 바탕으로 한국이 낡은 디젤 잠수함 대신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하도록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날인 29일 경주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북한과 중국 잠수함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핵추진 잠수함용 연료 공급을 허용해 달라고 요청한 지 하루 만에 나온 응답이다.
이번 발표가 주목받은 건 미국이 최우방국인 영국·호주와 맺은 오커스 협정보다 진일보한 형태의 기술 공유를 시사했기 때문이다.
오커스는 미국과 영국이 호주의 핵추진 잠수함 확보를 지원한다는 게 골자지만, 미국이 기술을 직접 이전하는 방식은 아니다. AP통신도 "미국이 가장 민감하고 철저하게 보호해 온 핵잠수함 기술을 한국과 직접 공유하기로 했다"며 이례적인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뉴스위크는 그동안 많은 미국 국방부 당국자들이 핵추진 기술의 이전이 상당한 안전 장치와 의회의 검토가 필요하다고 경고한 바 있다고 전했다.
이런 파격적인 안보 협력의 배경에는 한국의 대미 투자 패키지가 자리한다. 한미 양국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한국의 3500억 달러(약 497조 원) 규모 대미 투자 계획에 최종 합의했다. 이 패키지는 연간 200억 달러 상한의 2000억 달러 규모 현금 투자와 1500억 달러 규모 조선업 협력으로 구성되며, 한국 경제에 미칠 충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조율됐다.
한편 이번 발표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 직전에 나왔다. 중국과 북한의 군사적 위협을 의식한 조처로도 풀이된다. 북한은 지난 3월 핵추진 잠수함을 처음 공개했으며 지난 28일에는 서해상에서 전략순항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며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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