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UPS·타겟 줄줄이 감원…AI 도입 확산에 사무직 '추풍낙엽'

6개월 이상 실업 인구 약 200만…현장·특수직 수요는 안 줄어
전문가 "학사 학위 요건 고임금 직무일수록 대체되기 쉬워"

독일 서부 베르너에 위치한 아마존 물류센터. 2024.11.21/ ⓒ AFP=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미국에서 인공지능(AI)의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사무직을 중심으로 한 감원 조치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대졸 학력 요건이 있는 고임금 직무일수록 AI에 대체되기 더 쉽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아마존은 사무직 인력 1만 4000명 감축 계획을 발표하고 지난 28일 오전부터 사무직 해고 통보를 시작했다.

장기적인 감원 규모는 최대 3만 명에 달할 수 있다. 이는 아마존 본사 인력 35만 명의 10% 수준이다.

물류기업 UPS는 지난 22개월 동안 관리직 인력을 약 1만 4000명 줄였고, 유통업체 타깃은 본사 직무 1800개 감축 계획을 발표했다.

이외에도 리비안 오토모티브, 몰슨 쿠어스, 부즈앨런해밀턴, 제너럴모터스(GM) 등도 사무직 인력 구조조정을 예고했거나 진행 중이다.

최근 미국 대기업의 고용 흐름은 컨설턴트·관리직 채용을 중단하고, 소매·금융 부문 인력을 감축하고, 회계·사기 모니터링 등 업무에는 AI를 투입하는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다.

경영진은 AI가 기존의 고연봉 사무직 근로자들이 수행하던 업무의 많은 부분을 대신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투자자들은 경영진에게 더 적은 인원으로 더 높은 효율성을 달성하라고 압박하는 탓이다.

컨설팅사 SBI의 마이크 호프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6개월간 소프트웨어 개발팀의 80%를 감축했지만, 생산성은 오히려 급등했다고 말했다.

호프만은 "우리는 여러 AI 에이전트 군집을 관리하는 사람이 있을 뿐이고, 우리의 AI는 스스로 파이썬 코드를 작성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정치적 불확실성과 비용 상승도 채용 둔화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신입은 물론 경력직 노동자도 일자리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 노동통계국의 고용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내 27주(약 6개월) 이상 실업 상태인 인구는 약 170만~190만 명 수준이다.

전미대학취업협회(NACE)에 따르면, 2025년 졸업 예정자들이 제출한 구직 지원서는 2024년 졸업생보다 많았지만, 채용 오퍼 수는 오히려 더 적었다.

일자리를 지킨 노동자들도 고충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관리자들의 경우 감독 인원이 늘었지만 부하 직원들과 소통할 시간은 줄었고, 남은 직원들은 업무량이 가중되며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다.

반면 기술직, 보건의료, 서비스업, 건설 분야 등 현장직이나 특수 기술직 수요는 줄지 않았다.

필라델피아 연준 경제학자들은 "고임금이면서 학사 학위가 요구되는 직무일수록 AI에 대체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분석했다.

WSJ은 "경제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음에도 채용은 약화하고 있고, 경제학자들은 가을철 고용 창출 속도가 둔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