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강 아닌 파랑 넥타이 맨 트럼프…李대통령은 황금색 타이로 예우
[한미정상회담] 빨간색 즐겨 매는 트럼프, 이번엔 '민주당 색'
2017년 문재인과 회담 때도 파랑 넥타이…"외교적 예우" 관측
- 최종일 선임기자
(서울=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항상 정장을 완전히 갖춰 입고 넥타이를 목에 단단히 맨 상태를 유지한다. 셔츠 소매를 걷어올리고 넥타이를 푼 모습이 외부에 드러난 적은 거의 없다. 만 25세의 젊은 나이에 부친의 사업체를 물려받아서 부동산 업계에 뛰어든 점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사업가였을 때나 정치인으로 활약할 때나 트럼프의 정장 패션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다만, 스타일은 바뀌었다. 1970~1980년대, 맨해튼에서 부동산 거물이었을 때, 트럼프 대통령은 넓은 줄무늬 넥타이, 꽃무늬 넥타이 등 다소 화려한 스타일을 입었다. 하지만 정치인으로선 깔끔한 스타일을 추구한다.
특히 그의 전형적인 패션 스타일은 '인간 성조기'로 불린다. 짙은 파란색 계열 정장에 흰색 셔츠, 빨간색 넥타이는 곧 미국 성조기 색깔이다. 보수 성향 정치인으로서 정체성을 드러내려는 측면이 있다. 빨강은 힘과 권위, 결단력을 나타내는 색깔로 통하고, 공화당의 상징색이기도 하다. 이에 중요한 연설이나 회담에서 빨강 넥타이를 자주 착용한다.
다만 상황에 따라 색을 바꾸기도 한다. 통상적인 정치인들처럼 패션에 정치적 메시지를 담기 위해 색을 바꾼다는 해석이 있다.
지난 1월 대통령 당선인 신분으로 지미 카터 전 대통령 장례식에 참석했을 땐 파란색 넥타이를 맸다. 미국 언론에선 카터에 대한 경의를 표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지난 3월 의회 합동 연설에서 짙은 보라색 패턴의 넥타이를 착용한 적도 있다. 보라색은 공화·민주 당의 혼합과 정치적 중도를 상징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에 앞서 지난 27일 일본에서 나루히토 일왕을 접견했을 때 그는 황금색 넥타이를 착용했다. 일본의 소셜미디어(SNS)에선 "금색 넥타이는 2017년 아베 신조 전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의 공식 첫 회담 때, 아베 전 총리가 착용했던 넥타이와 완전히 같은 색"이란 의견이 쏟아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29일 경주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갖는 자리에 파란색 넥타이를 하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선호하는 빨간색 대신 한국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상징색이기도 한 파란색을 골라 이 대통령을 예우했을 수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6월 문재인 당시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만났을 때도 파란색 넥타이를 착용했다. 당시에도 파란색 넥타이로 문 대통령에 대한 외교적 예우를 표현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마침 이 대통령도 이날 정상회담에서 황금색을 좋아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향을 반영해 특별 제작된 황금빛 훈민정음 문양 넥타이를 착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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