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방일에 존재감 커지는 아베 부인 아키에 여사…"외교자산"

아베와 끈끈한 유대 바탕으로 "日과 관계 휼륭…새 총리와도 좋은 관계 될 것"
트럼프 2기 첫 방일에 美대사관저 면담 예정…아베 전 총리 골프 클럽 등 선물

15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저택에서 왼쪽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 대선 당선인과 아베 아키에 여사,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024.12.15/ (출처 : 멜라니아 트럼프 엑스 계정)

(서울=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가 열리는 말레이시아로 향하는 전용기(에어포스원)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의 회담에서 무엇을 기대하나'란 질문에 고(故) 아베 신조 전 총리와 가까운 사이였기 때문에 만남을 기대하고 있다고 답했다.

백악관 공동 취재단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전 총리는 자신의 "위대한 친구"였고, 그런 친구가 무척 좋아한 다카이치 총리도 "훌륭할 것"이어서 "그녀를 만나길 기대한다"는 식으로 말했다.

타카이치 총리가 미일 무역 합의의 재협상을 요구할 가능성에 대해선 "그럴 수도 있다"면서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는 태도를 보였다. 이어 "난 무엇이든 열려 있다. 일본과는 훌륭한 관계이고, 그녀와도 매우 좋은 관계가 될 것"이라며 끈끈한 개인적 관계로 인해 국가 간 관계도 잘 풀릴 것으로 봤다.

지난 21일 취임한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진행된 트럼프 대통령과의 첫 통화 내용을 전하며 아베 전 총리에 대한 추억을 나눴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나를 잘 알고 있었다. 내가 아베 전 총리가 매우 아끼던 정치인임을 안다고 했다"고 밝혔다.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아베 전 총리 언급은 여러 차례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의 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아베 전 총리를 무려 5번이나 언급했다. 지난 4월 상호관세 세율을 발표할 때도 돌연 아베 전 총리 얘기를 꺼냈다. 또 아베 전 총리가 사망한 총격 사건을 언급하며 "신조는 위대한 친구였다. 그렇게 슬펐던 적이 없다"고 애도하기도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 궁에서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부인인 아키에 여사와 만나 꽃다발을 주고 있다. 2025.05.30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지난 2022년 피살된 아베 전 총리는 생전 트럼프 대통령과 골프 등으로 두터운 친분을 쌓아 트럼프 행정부 1기 때 미국과 밀월 관계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렇다 보니, 아베 전 총리의 부인인 아베 아키에 여사의 존재감도 커지고 있다. 아베 전 총리가 쌓아 올린 미국 인맥을 계승한 것 같은 아케에 여사 자신도 외교 무대에서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아키에 여사는 지난해 12월 미국 플로리다 팜비치 마러라고에서 당시 트럼프 당선인 부부와 만찬을 즐겼다. 일본 매체들은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 전, 아키에 여사를 꼭 만나고 싶다고 뜻을 전해왔다고 보도한 바 있다. 아키에 여사는 올 1월 취임식에도 참석했다. 트럼프 부부와 아키에 여사의 개인적인 우정은 "일본의 외교적 자산"이란 평가가 일본 내에서 나왔다.

일본 정부는 이를 계속 이용하려는 듯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27~29일 일본을 방문하는데, 아키에 여사와는 28일 주일 미국대사 관저에서 만날 예정으로 알려졌다. 타카이치 총리가 방일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아베 전 총리가 사용했던 골프 클럽 등을 선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일본 언론 보도도 있었다.

아키에 여사의 외교 활동은 미국과의 관계에만 적용되진 않는다. 지난 2월 대만을 찾았을 땐 총통부에서 라이칭더 총통을 만났다. 올해 6월엔 라이칭더 총통의 초대로 대만을 다시 대만을 방문해 음식 대접을 받았다. 또 지난 5월엔 모스크바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면담하고, VIP 대접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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