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베네수엘라 직접 타격 검토…마약 단속 명분에 군사 긴장 고조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장관이 2025년 10월 24일 자신의 X 계정에 게시한 영상에서 캡처된 화면. 헤그세스 장관은 이를 미군이 마약을 밀매하던 선박을 공격하는 장면이라고 설명했다. 2025.10.24. ⓒ AFP=뉴스1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장관이 2025년 10월 24일 자신의 X 계정에 게시한 영상에서 캡처된 화면. 헤그세스 장관은 이를 미군이 마약을 밀매하던 선박을 공격하는 장면이라고 설명했다. 2025.10.24. ⓒ AFP=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내 코카인 제조 시설과 마약 밀매 경로를 직접 겨냥해 공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미국 CNN방송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다만 아직 실행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은 내리지 않은 상태다.

미 행정부는 최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의 공식 대화를 중단했지만, 외교적 접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복수의 미 당국자는 밝혔다.

베네수엘라는 주요 코카인 생산국은 아니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마두로 정권과 마약 밀매의 연관성을 강조해 왔다. 미군은 지난 한 달간 카리브해에서 마약 밀매 선박을 대상으로 한 공습을 통해 10척을 파괴하고 43명을 죽게 했다. 이것도 문제의 소지가 있었는데 베네수엘라 영토까지 직접 공격하면 전쟁 행위로 간주할 수도 있다.

이날 미 국방부는 유럽에 배치돼 있던 최신 항공모함 전단을 카리브해로 이동시켰다.

한 행정부 관계자는 CNN에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영토 내 작전과 관련하여 검토 중인 계획들이 있다"며 "외교적 접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번 논의에 직접 참여한 또 다른 관계자는 대통령에게 여러 제안이 제시되었다고 주장했다. 세 번째 관계자는 정부 전반에 걸쳐 계획이 진행 중이지만, 현재 최고위급 인사들은 베네수엘라 내 마약 단속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베네수엘라 국내 공습이 트럼프 대통령의 마두로 정권을 약화하기 위한 광범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일부 미 행정부 관계자들은 마약 단속을 통해 마두로 정권의 핵심 인물들에게 압박을 가하고, 이를 통해 정권 교체 가능성을 열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엔 마약범죄사무소(UNODC)에 따르면 베네수엘라는 코카인 생산국이 아니며, 대부분의 코카 재배지는 콜롬비아·페루·볼리비아에 집중돼 있다. 미 마약단속국(DEA)이 올해 발표한 보고서에서도 베네수엘라는 주요 밀매 경로로 언급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미 행정부는 일부 마약이 베네수엘라를 경유한다고 주장하며, 마두로가 2020년 마약 테러 및 코카인 밀수 공모 혐의로 기소된 점을 강조하고 있다.

소식통들은 또한 베네수엘라 내부 목표물에 대한 공격 작전은 의회의 승인이나 최소한 의회 브리핑이 있어야만 진행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의회의 공식적인 선전포고 없이도 해외 마약 밀매 혐의자에 대한 공습을 계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육지에서 작전을 수행할 경우 의회에 통보하겠다고 하면서도 어떠한 반발도 받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