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욕적이고 어리석다”…美 밴스, '서안 병합' 이스라엘에 강력 경고
트럼프 중동 정책 방향 무시한 법안 통과에 '발끈'
-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점령 중인 서안지구를 병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22일 이스라엘 의회(크네세트)가 서안지구 병합을 위한 두 건의 법안을 통과시킨 데 대한 대응인데, 밴스 부통령은 "모욕감을 느낀다"는 강경한 표현까지 곁들였다.
AFP통신에 따르면 전날 서안지구 내 모든 정착촌의 합병을 추진하는 법안 두 건이 이스라엘 의회 위원회를 통과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년간의 가자 전쟁을 끝내기 위해 휴전 합의를 끌어낸 지 며칠 만에 벌어진 일이다.
밴스 부통령은 이날 이스라엘 방문을 마무리하며 “정치적 쇼였다면 매우 어리석은 쇼였고, 개인적으로 모욕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서안지구는 이스라엘에 병합되지 않을 것이며,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은 서안지구 병합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고, 앞으로도 그 정책은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법안 표결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우파 정당 리쿠드는 불참했지만, 극우 연립 파트너들이 동의안에 찬성하면서 수적 과반을 확보했다. 이번 표결은 전체 120명 의원이 아닌 일부 의원으로 구성된 위원회에서 이뤄져 세 차례 추가 표결과 의회 외교·안보위원회의 추가 심사 등을 거쳐야 한다.
한편, 이날 늦게 이스라엘에 도착한 미국 외교 수장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도 병합 움직임이 가자지구의 불안정한 휴전 합의를 저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루비오 장관은 이스라엘행 비행기에 탑승하며 “이러한 움직임은 평화 합의에 위협이 된다”며 “지금 시점에서는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안지구에서 이스라엘 정착민들의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폭력이 증가하는 데 대한 질문에 루비오 장관은 “우리가 노력해 온 것을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는 모든 사안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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