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집권 2기 첫 대러 제재…러 석유 대기업 2곳 '정조준'
루크오일·로스네프트 제재…트럼프 "매우 강력한 조치"
EU, LNG 수입 금지 시점 앞당겨… 외교관 이동 제한도 포함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과 유럽연합(EU)이 22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해 에너지와 외교망을 동시 압박하며 대규모 러시아 제재를 내놓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집권 2기 들어 처음으로 대러 제재를 단행하며 러시아 최대 석유기업 루크오일과 로스네프트를 직접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EU는 러시아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금지와 그림자 선단 유조선 117척을 추가 제재에 포함했다.
이날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러시아 국영 석유기업 루크오일과 로스네프트를 제재명단에 올렸다며 러시아의 전쟁자금 조달력을 약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 이고르 세친이 이끄는 국영 로스네프트와 민간 기업 루크코일은 러시아 최대 석유 생산업체다. 블룸버그 추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양사 합산 원유 수출량은 하루 약 220만 배럴로 러시아의 전체 원유 수출량에서 절반 가량을 차지한다.
베선트 장관은 "러시아가 무의미한 전쟁을 끝내려는 의지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동맹국들의 동참을 바란다"고 덧붙였다. 재무부는 추가 제재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으며, 러시아에 즉각적인 휴전을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사무총장과 함께한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이번 제재는 매우 강력한 조치이며, 오래 지속되지 않기를 바란다. 우리는 전쟁이 조속히 해결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EU는 27개 회원국의 합의로 러시아산 LNG 수입 금지 시점을 기존보다 1년 앞당겨 2027년 1월부터 장기 계약을 종료하기로 했다. 단기 계약은 6개월 내 종료된다. EU가 러시아산 화석연료 의존을 줄이기 위한 로드맵보다 앞선 조치다.
러시아의 석유 수출 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사용되는 노후 유조선의 '그림자 선단' 목록에 117척을 추가해 제재 유조선을 모두 558척으로 확대했다. 간첩 혐의가 있는 러시아 외교관의 유럽 내 이동 제한 조치도 포함됐다.
슬로바키아는 에너지 가격과 자동차 산업 보호를 이유로 제재안 채택을 보류했지만, EU 정상회의 공동성명에 관련 조항이 반영되면서 반대를 철회했다. 제재안은 23일 오전 8시 공식 채택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예정됐던 푸틴과의 회담을 보류하며 "시간 낭비는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크렘린은 "정상회담 준비는 계속되고 있다"며 여지를 남겼다.
한편,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스웨덴과 그리펜 전투기 150대 도입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으며, 브뤼셀 EU 정상회의와 런던 방문도 예정돼 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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