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방정부 셧다운 벌써 20일차…백악관은 "이번주 타결 가능"

30일 넘으면 공무원 보험·급여 리스크로 여론 급속 악화…"40일이 임계치"
공화당은 하원안 고수 전략…민주당은 '오바마케어' 트럼프와 담판 요구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연방 의회 의사당 건물 앞에 관람이 중단됐다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2025.10.20.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워싱턴=뉴스1) 류정민 특파원 =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이 역대 최장(35일)을 넘어설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케빈 해싯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20일(현지시간) 미 정부 셧다운이 이번 주 안에 끝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해싯 위원장은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주말 '노 킹스' 집회 전에 정부 셧다운을 끝내는 것은 민주당에 좋지 않은 선택이었을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말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해싯은 "이번 주는 빠르게 상황이 정리돼 중도 성향 민주당 인사들이 정부를 다시 열게 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면서 "이후 의회 정상 절차에 따라 그들이 원하는 어떤 정책이든 협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뉴햄프셔 출신의 제 친구인 민주당 소속 진 샤힌 의원이 지난 금요일 정부 개방을 지지하는 모습을 보고 매우 기뻤다"면서 "이는 척 슈머(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의 방어벽에 균열이 생겼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주 중으로 셧다운이 끝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만약 이번 주에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경우 "백악관은 러셀 보트 관리예산국 국장과 함께 그들을 협상장으로 끌어내기 위해 취할 수 있는 더 강한 조치를 면밀히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싯의 발언은 민주당이 셧다운 공방에서 물러설 만한, 정치적으로 유리한 타이밍을 기다리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 CNBC는 "여러 여론조사에서 유권자들이 교착 상태의 책임을 트럼프 및 공화당 측에 더 돌리고 있으며, 오바마케어 건강보험 보조금 연장에 대한 강한 지지가 확인되면서, 민주당은 입장을 고수한 채 움직이지 않고 있다"라고 전했다.

실제 해싯은 셧다운 논쟁의 핵심인 건강보험료 공제 혜택 연장 여부 등에 대해 민주당 측과 협상이 진행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이 문제는 상원의 몫"이라며 공을 넘기는 모습을 보였다.

공화당은 현행 지출 수준을 유지한 채 자금 집행을 재개하는 임시예산안 통과부터 우선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민주당은 어떤 형태의 예산안이든 소위 오바마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개혁법(Affordable Care Act, ACA) 세액공제 연장과 저소득층 의료지원(메디케이드) 예산 복원 등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 존 튠(사우스다코타)은 지난주 정부를 다시 여는 조건으로 오바마케어 세액공제(보험료 보조금) 연장에 대한 표결 기회를 민주당 지도부에 제안했다고 밝힌 바 있다. 즉 예산안을 우선 통과시켜 정부를 열어주면, 이후 ACA 보조금 연장 관련안을 표결에 부치겠다는 제안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튠의 요청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협상에 참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지난 3월 7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바라보고 있다. 2025.3.7 ⓒ 로이터=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해싯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과정 전반에서 매우 적극적으로 움직여 왔지만, 동시에 이것은 상원이 해결해야 할 사안이라는 입장을 갖고 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워싱턴DC 연방정부 공직 사회에서는 셧다운 20일이 지나도록 여야가 제대로 논의하는 모습조차 볼 수 없다면서 이번 셧다운이 역대 최장인 35일을 넘겨 40일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연방 공무원의 건강보험료는 보통 월 단위 선(先)납부 형태로 진행되기 때문에 셧다운 기간에도 한 달간은 보험 적용이 유지된다. 그런데 셧다운이 한 달을 넘기게 되면 건강보험료 납부가 어려워지고, 카드·렌탈·차량할부 등의 연체 위험에도 노출된다.

따라서 보험 적용 기간이 종료되기 시작하는, 즉 셧다운 시작 30일 이후부터 항의가 빗발치고 여론이 악화할 대로 악화하고 나서야 정치적으로 부담을 느낀 여야가 합의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특히 공화당 소속인 마이크 존슨 연방 하원의장은 하원이 통과시킨 공화당안대로 상원도 통과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사실상 하원 휴회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까지 가장 긴 셧다운 기간은 트럼프 1기 때인 2018년 12월 22일부터 2019년 1월 25일까지 총 35일간으로 당시는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 예산을 두고 공화당과 민주당이 대치했었다.

당시 트럼프는 여론이 악화하자 3주 임시 예산 수용을 결정하며 물러섰다.

민주당 소속 한 상원의원 보좌관은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대안 논의조차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면서 "최소 한 달 이상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데, 그렇다고 여론을 무시할 순 없어 40일까지가 임계치일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마이크 존슨 미 하원의장(공화·루이지애나)이 17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의사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0.17. ⓒ AFP=뉴스1 ⓒ News1 윤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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