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적' 볼턴 전 보좌관 결국 기소돼…"표적수사" 반발(종합)

검찰 "최고 기밀정보 유출·해당 문서 자택 보관…연방법 위반"
코미 전 FBI 국장, 제임스 뉴욕주 검찰총장 이어 3번째 정적 기소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 2018.5.9 ⓒ AFP=뉴스1

(서울=뉴스1) 김경민 김지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표적인 정적 중 한 명인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16일(현지시간) 기밀 정보를 무단으로 개인에게 공유하고 따로 보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로이터 통신과 CNN에 따르면 메릴랜드 대배심은 이날 18건의 기밀 정보 유출·보관 혐의로 볼턴 기소를 결정했다. 각 혐의는 최대 10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는 중범죄로 분류된다.

검찰은 볼턴이 트럼프 1기 집권시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재임했을 때 "일상 활동에 대한 1000페이지가 넘는 정보"를 허가받지 않은 두 사람과 공유했다고 보고 있다. 두 사람 모두 기밀 정보에 접근할 권한이 없는 볼턴의 친인척이었다고 기소장에 적시됐다.

볼턴의 자택에서 발견된 "일기" 기록이 담긴 인쇄물도 기밀 정보라고 검찰은 간주했다.

볼턴은 이르면 17일 메릴랜드주 그린벨트 연방법원에 출석할 예정이다. 이번 재판은 2014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임명한 시어도어 D. 추앙 판사에게 배당됐다.

캐시 파텔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FBI 수사 결과 볼턴이 개인 온라인 계정을 통해 최고 기밀 정보를 유출하고 해당 문서를 자택에 보관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연방법을 직접적으로 위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볼턴이 기소된 데 대해 "나쁜 놈"이라며 "그게 다다"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연 기자회견 중 질문자를 지명하고 있다. 2025.10.15. ⓒ AFP=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이번 기소는 지난 8월 FBI가 볼턴의 워싱턴DC 사무실에서 기밀 표시 문서를 발견한 지 2달 만에 이뤄졌다.

강경 매파 성향인 볼턴은 1기 트럼프 행정부 시기인 지난 2018년 4월부터 이듬해 9월까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냈다.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이란의 외교·안보 정책을 놓고 이견을 보이다 해임됐고 대표적인 반트럼프 인사로 변신했다.

2020년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난 방'을 출간해 트럼프 행정부의 분노를 샀다. 회고록엔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노골적으로 자신의 대선 승리를 도와달라고 요청했고 영국이 핵보유국인 줄 몰랐다는 등 1기 트럼프 행정부의 난맥상을 드러내는 내용이 포함됐다.

당시 미국 법무부는 기밀 정보 유출을 명분 삼아 볼턴에 대한 수사를 개시했다가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자 수사를 종결했다.

볼턴은 이날 밤 성명을 내고 회고록 출간 전 "적절하고 경험이 풍부한 경력 심사관"의 검토와 승인을 받았으며 FBI가 이미 2021년 자신의 이메일 해킹 사건을 완전히 인지했음에도 4년 동안 기소되지 않았다며 자신이 트럼프 법무부 무기화의 표적이 됐다고 반박했다.

볼턴의 변호사 역시 CNN에 "이번 사건의 근본적인 사실들은 수년 전에 조사되고 해결됐다"며 "(볼턴이 갖고 있는) 기록들은 기밀이 아니며 직계 가족에게만 공유됐다"고 강조했다.

볼턴은 트럼프 대통령 백악관 복귀 후 이뤄진 세 번째 정적 기소다. 2기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 법무장관 겸 검찰총장이 재판에 넘겨졌다.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