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멕시코 여당 인사 50명 비자 무더기 취소…"비자의 무기화"
로이터 "마약 카르텔 단속 과정서 벌어져…설명도 없이 취소"
"관세 협상 등 현안 산적한 셰인바움 정권에 혼란 안겨"
- 김경민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미국 정부가 마약 카르텔 단속 과정에서 멕시코 내 정치인과 정부 관리 최소 50명의 비자를 취소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14일(현지시간) 복수의 멕시코 관리를 인용해 보도했다.
멕시코의 한 고위 정치인은 로이터에 여당인 국가재건운동당(모레나당·Morena) 소속 50명 이상의 정치인과 다른 정당인 수십 명의 비자가 취소됐다고 말했다.
미국 행정부의 비자 취소는 미국을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멕시코 정치 엘리트 집단에 조용한 충격을 안겼다고 매체는 전했다.
멕시코 소식통 4명은 미국 정부가 비자 취소 사유를 설명하지 않고 있어 혼란은 더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전직 미국 대사 3명은 로이터에 이전 행정부도 같은 방식으로 비자를 취소한 적은 있으나 규모가 이 정도로 크진 않았다며 이는 외교적 수단인 비자 취소를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활용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라고 분석했다.
멕시코는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이 이끄는 집권 여당의 정치인 비자가 대거 취소되면서 미국과의 관계가 더 악화될 위기에 처했다. 멕시코는 미국과 관세 부과, 미국·멕시코·캐나다 자유무역협정(USMCA) 재검토 등 굵직한 현안을 풀어야 한다.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미국 국무부 측은 마약 밀매·비자 초과 체류·부패·간첩 활동·불법 이민 지원 등을 거론하며 "외국 공무원이 소지한 비자를 비롯해 모든 비자는 미국의 국익에 반하는 활동이 포착되면 언제든지 취소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정치적·이념적으로 미국에 적대 세력이라고 여겨지는 남미 국가 인사들의 비자도 공격적으로 취소하고 있다.
국무부는 지난달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이 뉴욕에서 열린 친팔레스타인 시위에서 연설하고 미군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에 불복종하라고 촉구하자 페트로 대통령의 비자를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브라질에선 20명이 넘는 고위 판사와 공무원이 비자를 취소당했고, 코스타리카에선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오스카르 아리아스 전 대통령을 포함해 최소 14명의 정·재계 거물급 인사의 비자가 취소됐다.
km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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