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격 멈췄지만 이미 폐허"…가자엔 짧은 안도감과 깊은 절망감
"2년간 전쟁 지속에 의료 등 기반시설 파괴"
하마스 무기 내려놓지 않아 불안도 여전
- 김경민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폭격이 멈춘 건 중요한데, 기뻐할 일은 없네요. 두 딸이 죽었고 집은 파괴됐고 건강도 악화됐습니다."
13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중부에서 피난 생활을 하고 있는 44세의 사이드 아부 아이타는 뉴욕타임스(NYT)에 한숨을 푹 내쉬며 말했다.
대다수 팔레스타인인은 이스라엘이 2년 간의 군사 공격을 중단하고 하마스가 억류하던 인질이 석방되자 안도감을 드러냈다. 이스라엘은 올 초 약 3개월 동안 가자지구에 들어오는 모든 물자를 차단했고, 지난 8월 유엔은 결국 기근을 선포했다.
30세 아마니 나시르는 "2년 동안 이 순간을 꿈꿔왔다"며 "텐트, 화재, 피난, 갈증에 정말 지쳐버렸다"고 전했다.
하지만 전쟁으로 폐허가 된 가자지구엔 절망감도 감돌고 있다.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가자지구에서 어린이를 포함한 6만 7000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이 목숨을 잃었고, 의료 시스템도 사실상 파괴됐기 때문이다.
일부 팔레스타인인은 전쟁의 대가가 너무 크다며 망연자실해 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아부 아이타는 "인질들은 오래전에 고향으로 돌아가야 했다"며 "하마스는 가자지구에 인질들을 붙잡아놓고 이스라엘에 계속 폭격할 구실을 제공했다"고 비판했다.
게다가 휴전이 지속될지에 대한 불안감도 공존한다.
양측의 이견으로 하마스는 무장을 유지하고 남아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하마스가 무장을 해제할 때까지 "전쟁 종식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명히 하고 있다.
32세 압둘라 셰합은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전쟁 조건에 동의하지 않았다"며 "전투 중단은 일시적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마스 대원으로 추정되는 복면을 쓴 괴한이 치과에 가는 자신을 멈춰 세우고 차를 검사했다며 "하마스가 가자지구에서 통치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상황이 매우 위태롭다"고 셰합은 주장했다.
km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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