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총재 "세계경제, 우려보단 낫지만 관세·자산시장 위험 남아"
"관세 충격 완화됐지만 인플레 재점화 우려"
"불확실성이 뉴노멀, 금 수요 급증은 경고등"
- 류정민 특파원
(워싱턴=뉴스1) 류정민 특파원 =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8일(현지시간) "세계 경제는 여러 충격 속에서도 예상보다 잘 버티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불확실성과 잠재적 위험이 남아 있다"라고 진단했다.
특히 미국의 급격한 관세 인상이 완화되며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했지만, 인플레이션 재상승과 글로벌 무역 재편의 불씨가 여전하다고 경고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밀켄연구소(Milken Institute) 주최 행사 연설에서 "세계 경제는 ‘두려워했던 것보다 낫지만, 우리가 필요로 하는 수준보다는 나쁘다"라고 말했다.
이는 내주 워싱턴에서 열리는 IMF·세계은행 연례총회에서 발표될 세계경제전망(World Economic Outlook·WEO)에 앞서 나온 발언이다. IMF는 다음 주 새 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올해와 내년 세계 경제 성장은 소폭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모든 징후는 세계 경제가 여러 차례의 충격으로 인한 심각한 부담을 전반적으로 견뎌냈음을 시사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4월까지만 해도 많은 전문가가 미국이 단기 침체에 빠지고 그 부정적 영향이 전 세계로 확산할 것으로 우려했지만, "그런 시나리오는 현실화하지 않았다"라고 평가했다.
IMF는 7월 WEO에서 올해 세계 성장률 3.0%, 내년 3.1%를 제시했으며, 이번 발표에서도 비슷한 수준의 수정 전망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미국 경기 둔화 조짐이 있으나 민간 부문의 적응력, 정책 대응, 관세 충격 완화 등으로 경기 침체는 피했다"라고 말했다.
또 미국의 무역가중평균 관세율이 4월 23%에서 최근 17.5%로 낮아지며 충격이 완화됐고, 각국이 보복관세를 자제해 전면적 무역전쟁을 피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도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관세율이 계속 바뀌고 있으며, 기업들이 인상분을 소비자 가격에 전가하면 인플레이션이 재점화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미국 시장에 수출이 막힌 제품이 다른 지역으로 몰리면 2차 보복관세가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현재 대부분의 국가는 무역규범을 대체로 준수하고 있다"면서 "무역이 여전히 경제성장의 엔진으로 작동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자산시장과 관련해서는 "현재 금융시장 자산가치 평가는 25년 전 인터넷 버블 시기의 낙관주의 수준으로 향하고 있다"면서 "급격한 조정이 발생하면 자금조달이 경색돼 세계 성장률이 둔화할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그는 "닷컴 버블 붕괴(2000년 3월)와 같은 급격한 심리 전환은 특히 신흥국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며 "안전벨트를 매야 한다. 불확실성이 새로운 뉴노멀이 됐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공공부채가 2029년까지 GDP 대비 100%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경쟁과 시장 친화적 제도, 법치, 책임 있는 재정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에는 연방 부채 감축과 가계 저축 확대를, 중국에는 사회안전망 확충 및 부동산 부실 정리, 유럽에는 단일시장 심화, 아시아에는 비관세장벽 완화 및 역내 통합 강화를 각각 권고했다.
또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는 친기업적 개혁을 통해 1인당 실질 GDP를 10% 이상 높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현재 통화당국이 보유한 금은 전 세계 공식 준비자산의 20%를 넘어섰다"며 "이 같은 흐름은 투자자들이 불확실성에 대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설명했다.
ryupd0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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