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기 '길막'에 여객기 이륙 중 급제동…美공항서 '아찔' 충돌위기

미 연방항공청 "관제사 지시 없는 활주로 횡단"

아메리칸항공의 여객기 모습 <자료사진>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미국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의 활주로에서 화물기가 이륙 중이었던 미국 여객기의 경로를 막아 조종사가 급히 브레이크를 밟는 사건이 발생했다.

30일(현지시간) CNN, 더힐 등에 따르면 지난 28일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에서 에어로로직 619편과 이륙을 준비하던 아메리칸항공 2453편의 충돌 위기가 있었다.

이날 오후 10시 33분 중국 상하이에서 날아온 에어로로직 619편 화물기는 공항에 착륙해 주기장으로 이동하기 전 활주로 25L와 25R 사이에 대기하고 있었다.

같은 시각 25R 활주로에는 승객 94명과 승무원 7명을 태운 보스턴행 아메리칸항공 여객기가 이륙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날 항공교통관제소는 화물기가 25L 활주로를 가로지르도록 지시했지만, 화물기는 25R 활주로로 우회전을 해 여객기의 경로를 가로막았다.

다행히 화물기를 목격한 아메리칸항공 조종사들이 브레이크를 밟아 인명사고를 피했지만, 여객기는 게이트로 복귀한 뒤 보스턴으로 2시간 30분 늦게 출발해야 했다.

미 연방항공청(FAA)에 따르면 에어로로직 화물기는 '관제소의 승인 없이' 활주로를 횡단했으며, 두 항공기가 가장 가까이 접근했던 거리는 약 1500m였다.

볼프강 슈페르버 에어로로직 전무는 "항공기가 착륙 후 관제소의 지시 없이 실수로 활주로를 횡단했다"며 "이미 관련 당국과 연락을 취하고 있고, 사고를 조사하고 있다"고 CNN에 밝혔다.

CNN은 "화물기가 왜 우회전했는지 명확하지 않다"면서도 "항공교통관제사가 때때로 해당 화물기를 619가 아닌 419라고 불렀고, 다른 비행기가 착륙하고 있으니 조종사에게 '최대한 빨리' 활주로를 건널 것을 재촉했다"고 보도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