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트럼프, 北 김정은과 전제조건 없는 대화에 열려 있어"
"미 대북정책 변함없다"면서도 '비핵화' 언급 안해
경주 APEC 계기, 북미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 주목
- 류정민 특파원
(워싱턴=뉴스1) 류정민 특파원 = 미국 백악관이 3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어떠한 전제 조건 없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 대화하는 것에 여전히 열려 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백악관 관계자는 이날 '김정은 위원장이 최근 제안한 것처럼 핵 문제를 언급하지 않고 북한과 대화하는데 열려 있느냐'는 뉴스1 등의 서면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동안 북한 김정은과 세 차례의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가졌고, 이틀 통해 한반도가 안정을 이루었다"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총비서는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처음 대면했고, 2019년 6월 베트남 하노이, 2019년 6월 판문점에서 만난 바 있다.
백악관 관계자는 또 "미국의 대북 정책은 변함이 없다"라고 강조했다.
이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미국 정부의 입장에 변함이 없다는 것을 표현한 문구로 해석된다.
그러면서도 '북한 비핵화'라는 문구를 명시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것은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한 분위기 조성을 위해 단어 선택에 신중을 기했기 때문일 수 있다.
전날 김선경 북한 외무성 부상은 미국 뉴욕에서 진행된 제80차 유엔총회 일반토의 연설에서 "우리는 핵을 절대로 내려놓지 않을 것이며, 그 어떤 경우에도 이 입장을 철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지난 시기와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침략과 간섭, 지배와 예속을 반대하고 자주와 정의를 지향하는 모든 나라, 민족들과 사상과 제도의 차이와 관계없이 협조할 것"이라며 "우리나라를 존중하고 우호적으로 대하는 나라들과의 다방면적인 교류와 협력을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했다.
북한에 대한 존중과 우호를 전제로 한다면 '사상과 제도가 다른 국가'와도 대화할 수 있다는 의미인데, 북미 대화 가능성을 우회적으로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보다 앞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이달 20~21일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3차 회의에서 "미국이 허황한 비핵화에 대한 집념을 털어버리고 현실을 인정하며 우리와의 진정한 평화 공존을 바란다면 우리도 미국과 마주 서지 못할 이유가 없다"라고 말했다고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또 김 총비서는 "나는 아직도 개인적으로는 현 미국 대통령 트럼프에 대한 좋은 추억을 가지고 있다"라고도 했는데, 그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긍정적으로 발언하고 북미 대화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10월 30~11월 1일 한국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하는 것을 계기로 북미 정상 간 대화가 성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백악관에서 가진 이재명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에서 "올해 안에 김정은을 만나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29일 MBC와의 인터뷰에서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북미대화 전개와 관련해)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준비를 해나가고 있다"라고 밝혀 한미가 관련 소통을 하고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ryupd0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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