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 전세계 장성 전례 없는 소집령…트럼프 "친선 만남"(종합)

분쟁지역 장성까지…"긴급 사태 시 지휘체계 약화 우려"
군 지휘부 물갈이와 조직 통합·축소 움직임 속 단행

지난 8월 2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백악관 각료회의에 참석해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25.08.26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김지완 기자 =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이 세계 각지의 미군 장성 수백 명에게 분명한 이유 없이 며칠 내로 모이라는 긴급 소집령을 내린 데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친선 만남'이라고만 설명했다.

25일(현지시간) 폴리티코(Politico)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행정명령 서명 행사 중 "장성과 최고위 인사들이 미국으로 와서 지금은 전쟁부 장관으로 불리는 사람과 함께하려고 한다는 것은 정말 훌륭한 일"이라고 말했다.

또한 "우리는 장비를 다른 나라들에 판매하고 있고 많은 장군들이 여기 오고 싶어 한다"며 "그들은 장비 시설을 둘러보고 최신 무기에 관해 이야기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앞서 워싱턴포스트(WP)는 익명을 요구한 10명의 관계자를 인용, 헤그세스 장관이 장성들에게 오는 30일 버지니아주 콴티코의 해병대 기지로 모이라고 명령했다고 보도했다.

소집 대상은 미군 준장 이상 지휘관 직위에 있는 모든 지휘관으로, 중동 등 분쟁 지역과 유럽, 아시아·태평양 지역 등 해외에 있는 장성들도 포함된다.

명령서에는 '작전상 제약이 없는 범위 내에서 O-7부터 O-10 계급의 모든 지휘관급 장성 및 장성급 고위 병사 고문관'으로 명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O-7부터 O-10은 군 장성 및 제독의 계급 분류를 의미한다.

장성급 미군 장교는 약 800명으로, 이들이 세계 각지에서 한꺼번에 모이는 것은 전례가 없을뿐더러 일정 차질과 안보 문제까지도 자아낸다는 우려가 나온다.

의회가 예산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소집이 예정된 30일부터 정부가 셧다운에 들어간다는 점도 우려 요인 중 하나다.

한 국방부 관계자는 "갑작스러운 사태 발생 시 지휘 체계가 약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군이 세계 각지에서 화상으로 보안 회의에 참석할 수 있는 기술이 있는데도 이들을 직접 부르는 것은 "일반적인 방식이 아니다"라며, 특히 "(이런 회의의) 주제나 의제를 설명하지 않는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내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헤그세스 장관이 단지 장성들 앞에서 연설하는 모습을 연출하기 위해 이런 일을 벌이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 어린 시선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숀 파넬 국방부 대변인은 헤그세스 장관이 "다음 주 고위 군 지휘관들에게 연설할 예정"이라면서 관련 우려를 일축했다. 다만 세부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이번 소집은 트럼프 행정부가 장성급 장교를 20% 감축하기로 결정하고 고위 군 지휘부를 해임하는 등 미군의 감축 움직임이 진행되는 가운데 급작스럽게 이뤄졌다.

헤그세스 장관은 지난 5월 약 100명의 장군과 제독을 감축하고, 4성 장군(대장)도 최소 20% 감축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