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스라엘의 서안 합병 허용하지 않겠다"…아랍 달래기(종합)

유엔 총회서 아랍 지도자들과 회동…가자 전쟁 종식안 제시
"서안 합병 노력 분명하고 확실하게 말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서울=뉴스1) 김경민 신기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랍권 정상과 만나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지구 일부를 합병하지 않고 가자지구 전쟁에 대한 미국의 평화안을 지지하도록 압박하겠다고 약속했다.

24일(현지시간)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뉴욕 유엔본부 유엔 총회 회의장 외부에서 진행된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이번 회동엔 카타르와 요르단·튀르키예·파키스탄·인도네시아·이집트·아랍에미리트(UAE)·사우디아라비아의 지도자가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회동에서 서안 합병 저지를 포함한 가자지구 전쟁 종식을 위한 트럼프 행정부의 계획을 제안했다. 구체적으로는 △하마스에 잡혀 있는 모든 인질 석방 △영구적인 휴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점진적 철수 △이스라엘 철수 후 아랍권 주도 군대 창설 △하마스가 가자지구에 다시 권력을 잡는 걸 방지하기 위한 안보 보장 등이 들어가 있다.

이스라엘은 서안지구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서안지구는 1967년 중동 전쟁 이후 이스라엘이 점령한 곳이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가 일부 자치권을 행사하지만 이스라엘이 주민들의 이동을 통제하며 실질적으로 통치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서안지구 합병 움직임은 아랍권에 분노를 격화시킬 수 있다. 여기에 가자지구 평화와 미국의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간 외교 관계 구축 노력에도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이스라엘은 이집트와 요르단을 제외하곤 아랍권과 공식적으로 외교를 맺고 있지 않다.

한 아랍 관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때때로 모호하게 말했지만, 서안지구 합병을 막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건 분명하고 확실하게 말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근거지 가자시티를 점령하기 위한 대대적인 지상 작전을 개시하며 가자지구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 약 2년간 지속되고 있는 전쟁으로 유엔은 이미 지난달 가자지구에 공식적으로 '기근'을 선포했다.

더구나 이스라엘이 9일 평화 협상 중재국인 카타르의 수도 도하를 공격하며 국제 사회의 반발이 더욱 커졌다.

사안을 잘 아는 복수의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미국의 계획을 받아들이도록 압력을 가하고 계획 실행 여부를 감독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