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원조 18억 달러 '미국 우선' 정책에 재편…그린란드·중남미 집중

국제개발처 해체, 해외 원조 동결삭감…민주당 "의회 권한 침해"

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부친이 매입하겠다는 덴마크령 그린란드를 방문했다. 2025.01.07/ ⓒ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정부가 18억 달러(약2조5000억원) 규모의 해외 원조 자금을 '미국 우선(America First)' 전략에 맞춰 재편할 계획이라고 로이터가 의회에 제출된 문서를 인용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18억달러는 그린란드 투자, 중남미의 반미 정권 대응, 중국 견제 등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외교 정책에 사용될 예정이다.

로이터가 인용한 의회 제출 문서는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해 해외 원조 자금을 새로운 도전에 대응하는 방식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적시했다.

이번 계획은 기존 의회 승인 프로그램에서 자금을 전환하는 일환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월 재임 시작 이후 해외 원조 정책을 대대적으로 개편해왔으며, 식량·의료·경제 지원을 통한 '소프트 파워' 외교에서 벗어나 전략적 이익 중심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이번 재편안에 따르면 유럽 관련 사업에 4억 달러가 투입되며, 우크라이나의 에너지·광물 공급망 다변화와 그린란드의 경제 개발·환경 보존 사업이 포함된다. 중남미에는 4억 달러가 배정돼 불법 이민 차단, 중국의 인공지능·광물 지배력 견제, 베네수엘라·쿠바·니카라과 등 반미 정권 대응에 사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가 전략적으로 중요하며, 석유·천연가스·첨단 산업에 필요한 광물이 풍부하다는 점을 들어 통제권 확보 의지를 밝혀왔다.

행정부는 올해 초 미국국제개발처(USAID)를 해체하고 수십억 달러의 해외 원조를 동결·삭감했다. 이로 인해 수천 명의 직원과 계약자가 해고됐으며, 생명 구조 식량·의료 지원이 중단되고 국제 인도주의 구호 활동이 혼란에 빠졌다.

민주당 소속 잔 샤힌 상원의원은 "그린란드 같은 지역에 정치적 목적의 자금을 투입하거나 아프리카 정부를 압박하는 방식은 미국의 외교 정책과 맞지 않으며, 납세자의 돈을 남용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7월 USAID를 국무부로 이관하며 "미국은 자선 중심 모델을 버리고 지속 가능한 성장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외 원조는 전통적으로 미국 연방 예산의 약 1%를 차지해왔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shinkirim@news1.kr